3D영화의 위력…시장 1년새 8배 커졌다

작년 23편 개봉…매출 1780억
'아바타' 494억으로 1위 랭크
3D(입체)영화 시장이 지난해 8배나 커졌다. 할리우드 영화 개봉작이 크게 늘면서 관객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와 극장업계의 조사 결과 지난해 3D영화 23편이 관객 1581만명을 동원하며 17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에 비해 관객은 841%,매출은 859% 증가한 수치다. 전체 관객 1억4681만명의 10.7%,총 매출 1조1501억원의 15.4%에 달한다. 2009년 관객 점유율 1.2%,매출 점유율 2.2%에 비해 급성장한 것이다. 영화별로는 '아바타(사진)'가 관객 429만명,매출 494억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드래곤 길들이기'(173만명),'슈렉 포에버'(163만명),'라스트 에어벤더'(105만명),'토이스토리3'(105만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02만명) 등 6편이 100만명 이상을 동원했다. 3D 애니메이션은 8편으로 관객 수 594만명에 매출 641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3D영화 중 37%에 해당한다.

2009년에는 3D영화 '몬스터 대 에이리언'(14만명,13억원),'코렐라인''블러디 발렌타인''업''아이스에이지 3''크리스마스캐롤' 등 7편이 총 관객 187만8161명,매출 20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3D영화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수익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D영화의 1인당 평균 입장료는 1만1260원으로,7300원 안팎인 일반 2D영화에 비해 4000원 정도 비쌌다. 이 때문에 국내 영화시장 관객은 2009년 대비 9.6% 줄었지만 매출은 6.5% 증가했다. 할리우드 영화계도 마찬가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의 극장 입장권 판매는 2009년보다 4~6% 줄었지만 전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106억달러였다. 일반 영화 입장권보다 3~4달러가 비싼 3D영화 입장권 판매가 전체 매출의 8%(약 8억5000만달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할리우드에서는 약 20편의 3D영화가 제작됐지만 올해에는 최소 27편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문제는 3D영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한국 영화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 3D 작품은 에로물 '나탈리'(8만7000명,10억원)와 공연물 '라이브 인 3D휘성'(2920명,4000만원),'2AM쇼'(2016명,2400만원) 등 3편에 불과했고 매출액도 극히 적었다. 올해에는 '7광구'와 '고지전' 등 3D 대작들이 개봉될 예정이다.

3D영화의 품질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라스트에어벤드''타이탄' 등 절반 이상의 작품이 조악한 3D 효과로 비난을 받았다. 장비나 컨버팅(변환) 등 기술 수준이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필문 스테레오픽처스 회장은 "지난해에는 무턱대고 3D로 만들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실패작이 많았다"며 "앞으로 장비나 변환 기술을 끌어올려야 3D영화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