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행, 유럽 진출 가속도

개발銀, 獨베스트LB 지분 인수
공상銀, 유럽 지점 9곳으로 확대
중국개발은행이 독일 베스트LB은행의 지분 인수에 나서는 등 중국 은행들이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개발은행은 베스트LB의 경영참여를 전제로 지분인수 협상에 들어갔다. 공상은행은 지난주 파리 브뤼셀 암스테르담 밀라노 마드리드에 지점을 냈다. 신설 지점은 현지에서 소매금융 및 상업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공상은행의 유럽 내 지점은 기존에 있던 런던 모스코바 룩셈부르크 프랑크푸르트까지 합치면 총 9개다.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 은행들이 정부의 도움을 받아 독일과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럽 은행 투자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것은 곧 중국 은행들의 유럽 진출 가속화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2조85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에서 미 국채 투자 비중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투자 다변화에 힘쓰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분석이다.

중국 은행이 유럽 은행을 통째로 인수하는 대신 지분 일부만 인수해 불필요한 정부 간 마찰을 피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일랜드 스페인 등 재정 상태가 불안한 국가들이 외국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중국 은행의 유럽 진출을 위한 좋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경우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이 파산 직전의 현지 은행들을 외국 자본에 넘기거나 파트너십 체결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 정부는 '카하(cajas)'로 불리는 지역 저축은행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에서는 지역 정부가 운영하는 지역은행업계에 통폐합 등 구조조정 움직임이 나타나며 해외 자본의 수요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