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영화음악으로 뮤지컬…더 큰 감동 전할 것"

모리코네 父子가 제작한 뮤지컬 '미션' 2일 무대에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첫 뮤지컬 '미션'이 2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미션'은 1986년 롤랑 조페 감독이 만든 같은 이름의 대작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모리코네가 아들 안드레아와 공동 음악감독을 맡아 주목받고 있다.

개막을 이틀 앞둔 31일 방한한 안드레아 모리코네(사진)는 "영화에서 아버지가 만드셨던 음악을 뮤지컬 음악으로 다시 만든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고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며 "영화에는 없었던 6곡의 신곡을 추가했지만 인류애를 강조해 깊은 감동을 주려는 큰 주제는 같았다"고 말했다. 18세기 남아메리카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미션'은 이상이 다른 두 선교사가 과라니 원주민을 상대로 선교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종교 · 인종 · 사상을 뛰어넘어 나타나는 갈등과 인류애를 감동적으로 담아낸다. 웅장한 스케일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개봉한 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인의 가슴 속에 깊은 감동으로 남아있는 영화 '미션'의 줄거리 및 배경을 그대로 가져왔다.

각본을 맡은 야야 피아스트리는 "영화에서는 여배우가 약 2분 정도 출연해 비중이 작았지만 뮤지컬에서는 여배우인 카를로타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고 말했다.

'미션'의 무대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제작돼 비행기 4대를 통해 한국으로 운송됐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7m 상당의 거대한 폭포 장면은 개막 공연 전까지 베일에 가려진다. 영화 '미션'의 라이선스를 국내 업체인 상상뮤지컬컴퍼니가 가져와 기획과 투자를 맡고,유럽 전문공연 제작사인 패브막스(FabMax)가 제작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스테파노 제노베세는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 제작진이 새로운 감각의 뮤지컬을 한국 관객에게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만의 정글을 세트로 재탄생시켜 시각적인 강렬함과 탄탄한 스토리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리코네 부자가 함께 만든 첫 뮤지컬로 기록될 이 작품의 주역으로는 이탈리아 배우 30여명이 출연한다. 세계 무대를 겨냥한 만큼 배역을 맡은 이탈리아 배우들이 대사와 노래 모두 영어로 소화한다. 오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을 마치고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