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7명 귀국길…'캡틴 누가 쐈는지' 해적과 대질신문

해적 13명 보름동안 합숙…납치 사전모의 밝혀져

삼호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해적을 가려내기 위한 대질신문이 이르면 설 명절 직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삼호주얼리호의 오만 무스카트항 입항이 31일 허가돼 한국인 선원 7명은 1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삼호주얼리호 납치사건을 조사 중인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석 선장에게 총을 쏜 해적을 알고 있다고 진술서에 쓴 선원이 귀국하면 설 명절인 3일 이후 해적과 대질신문을 벌일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 수사본부 측은 "납치에 가담한 해적 13명(사살 8명 · 생포 5명)이 출항 전 15일간 합숙하며 사전모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조사 이틀째인 이날 선박납치 당시 해적들의 임무분담,배후세력 존재여부 등에 대해 집중조사 중이다.

수사본부 측은 "생포 해적 5명은 총기류를 소지하고 소형 보트와 사다리로 삼호주얼리호를 강취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해적들이 석 선장에게 총을 쐈다는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해군으로부터 받은 구출작전 영상과 선원 7명의 자필 진술서를 확보하고 있어 총을 쏜 범인을 찾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또 아주대병원에 입원 중인 석 선장의 몸에서 제거한 총탄을 부산으로 가져와 정밀 감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적들이 피랍 당시 사용했던 총기와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총탄의 종류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석 선장을 쏜 해적을 가리는 중요한 증거로 삼을 방침이다. 해적 5명의 인적사항도 밝혀졌다. 압둘라 알리(21)와 아부 카드 애맨 알리(24)는 전직 군인,마호메드 아라이(23)는 어부,압둘라 세륨(21)은 요리사,아울 브랄렛(19)은 대학생으로 각각 조사됐다고 수사본부는 밝혔다. 이 중 압둘라 세륨은 오른쪽 어깨에 총탄이 박혀 있는 상태이며 마호메드 아라이는 왼쪽 손목에 찰과상이 있지만 수사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