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집트에 '1월효과' 덜미…2월 쉬었다 가나?

증시의 '1월 효과'가 글로벌 악재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2010년을 2051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지난 27일 장중 최고치인 2121.06까지 오르기도 했다. 1월 들어 여태껏 밟지 못했던 새로운 지수대를 연일 개척했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은 분위기다. 일본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조정에 이어 중동발 모래폭풍도 만만치 않다. 이집트 리스크가 증시를 압박하며 31일 코스피지수는 2080선 밑으로 밀리고 있다.

여기에다 2월 증시는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모멘텀 공백기인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 전반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1월 효과가 클수록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다는 점이 2월 증시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월 유가증권시장 코스피는 21번 중에서 15번 하락하는 등 확률적으로 코스피 약세 가능성이 71.5%에 이른다.

특히 같은 기간 중 코스피가 1월에 상승한 이후 2월에 하락한 확률이 72.7%(1월 코스피가 11번 상승한 이후 2월에 8번 하락)이고, 코스피가 1월에 하락한 이후 2월에 추가 하락한 확률도 70%(코스피가 1월에 10번 하락하고 2월에 7번 추가 하락)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중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조정을 받아도 2000선 밑으로는 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그러나 2월 증시가 잠시 숨고르기를 할지 아니면 추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부담 없다…2200까지 '쭉~'

사상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는 상승세에도 주가 과열 부담은 없다는 게 2월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평이다. 코스피지수가 2200까지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2100대에 올라서면서 사상최고가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지만 기술적 부담은 크지 않고 시장의 변동성은 어느때보다 축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2월 코스피 저점은 2000, 최고치는 2200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김 팀장은 "최근 주가 강세는 과열로 보기 힘들다"며 "주가가 오를때마다 관성적으로 거론되곤 하는 단기과열과는 거리가 먼 주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가가 조정없이 오르기만 할 수는 없지만 조정이 있더라도 그 폭은 주식 보유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일 것으로 진단했다. 김 팀장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희석되기 전까지는 단기 등락에 연연하지 않는 'Buy&Hold'(매수 후 보유)가 미덕이라는 기존의 시각을 유지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2월 주식시장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코스피 고점을 2230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2월 주식시장은 1월의 조정이 연장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1월 중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던 인플레이션 부담은 이머징 마켓 전반에 걸쳐 확산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시장은 이머징 국가에 비해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지 않고 금리인상, 환율 조정 등을 통해 유연한 정책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다 외국인 외에 국내 투자가의 유동성 흐름도 긍정적 변화가 모색되고 있다는 점에서 2월 증시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10배를 넘어서고 있는 12개월 예상 EPS(주당순이익)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이 2월 중 11배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제할 경우 예상 범위 고점은 2230"이라며 2월 코스피 지수 예상 등락 범위로 2000~2230을 제시했다.

◆잠시 쉬었다 가자…1월 고점 넘기 힘들 듯

그러나 인플레이션 우려와 단기 급등 부담이 2월 증시의 숨고르기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1월 고점을 크게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월 코스피지수가 2000에서 215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팀장은 "2월 증시는 인플레이션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커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부담은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기업의 투자 증가가 주가 하단을 방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2월 코스피지수 최고치로 2150을 내놨다. 이경민 연구원은 "2월 증시는 일정한 조정과정을 거칠 수 있다"며 "장기 상승추세는 강화되고 있지만 중기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무엇보다 올 들어 강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주식시장의 2월 징크스 재현 요인으로 꼽았다.

홍 팀장은 "인플레이션 문제는 외국인 순매수 행보를 제한하면서 코스피가 또다시 2월 징크스를 재현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코스피가 2월 징크스를 재현하더라도 그 정도는 강하지 않고 중장기 상승 추세는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월 코스피 밴드로는 2월 코스피밴드로는 2050~2130을 제시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5월 기존 박스권 장세 마감 이후 재상승으로의 전환하고는 이렇다할 조정다운 조정이 없다는 심리적 중압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 2월 중반 이후 실적 시즌 종료와 함께 모멘텀 공백과 3월 유럽재정 이휴가 본격화된다는 부담 등이 결합하면서 숨고르기 차원의 기술적 조정이 간헐적으로 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이 증권사 류용석 연구원은 2월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점'이라며 코스피 밴드로 2020~2180을 예상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