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기적’ 석해균 선장 깨어나고 있다


[한경속보]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58)이 건강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이르면 오는 3일 인공호흡기를 떼고 의식을 되찾는 ‘설날의 기적’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2일 오후 브리핑에서 “석 선장의 패혈증과 DIC(범발성 혈액응고 이상) 증세가 회복기에 접어들었고 폐부종도 호전되고 있다”며 “특히 외부 자극에도 조금씩 반응을 보여 의식이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석 선장은 이날 면회를 온 부인 최진희씨가 이름을 부르자 눈물을 보였고 맨살을 꼬집었을 때 통증에 대한 반응을 보였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이날 오후 회진 결과 패혈증과 DIC 증세의 호전 여부를 알 수 있는 석 선장의 혈소판과 혈색소 수치는 각각 9.7g/㎗,16만3000/㎖로 정상수치를 보이고 있다.혈압은 120/80㎜Hg,맥박 분당 100회,체온 38.3도,소변량은 시간당 10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석 선장의 신체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의료진은 조심스럽게 3일 오후쯤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석 선장이 인공호흡 대신 자가호흡을 할 수 있도록 입에서 기관지까지 연결된 인공 삽관을 유지한채 인공호흡기를 뗄 예정이다.석 선장에게 투여했던 진통제와 수면제도 자가호흡에 도움이 되는 종류의 약으로 바꿨다.의료진은 인공호흡기를 떼고 기관지 삽관까지 제거한 뒤 의식이 돌아오면 절개상태에 있는 상처부위를 봉합하고 총상으로 부서진 팔과 다리를 접합하는 정형외과 수술을 하게 된다.의료진은 다음주 중으로 정형외과 수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유 원장은 “중증 외상환자들은 통상 일주일 정도 지나야 하지만 석 선장은 수술 후 사흘 만에 기관지 삽관을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빠른 편”이라며 “해적에게 억류당하고 오만과 한국에서 1,2차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여러 스트레스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강한 체력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병원에는 유 병원장과 이국종 외상외과 교수,왕희정 외과 교수,전창훈 정형외과 교수,문봉기 마취과 교수 등이 설날을 반납한 채 병동에 머물며 석 선장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수원=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