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군사회담 북의 태도변화 먼저 확인돼야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오늘 오전 10시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국방장관회담 내지 장성급 고위 군사회담의 의제와 일정 등을 논의하는 예비회담이다. 북측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두 달여 만에 정식으로 얼굴을 맞대는 자리인 만큼 이번 회담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도발행위에 대한 사과와 추가 도발을 않겠다는 북측의 분명한 자세변화를 확인하는 자리가 돼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특히 북측이 이번 군사실무회담을 앞두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과 남북 국회회담 등 잇단 대화 제의를 내놓고 있는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우리 내부 여론을 분열시켜 그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 보려는 전술적인 의도가 깔려 있음이 분명한 까닭이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은 무엇보다 북측으로 하여금 대화 제의의 진정성을 입증하고 전향적 자세를 보이도록 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다. 북측이 지난달 21일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의하면서 남북간의 모든 군사적 현안들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던 것을 감안해 천안함 · 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와 추가 도발 방지 등을 확실하게 요구해야 한다. 북측의 자세 변화가 없으면 대북정책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각인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앞으로 고위급 군사회담과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떠한 수준의 대화도 성과가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 TV좌담회에서 "지금은 북한이 변화할 시기"라고 강조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임은 두말할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