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게임 앱은 첫발일 뿐…캐릭터 활용한 애니ㆍ완구도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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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훈 하얀바람엔터테인먼트 대표1990년대에 10대 또는 20대를 보낸 사람이라면 그 시절 일본 코에이사의 삼국지 게임 시리즈를 하면서 밤을 세웠거나 그런 사람들을 근처에서 봤을 법하다. 그만큼 그 시절 삼국지 게임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필수 코스였다.
백정훈 하얀바람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그런 삼국지 게임의 추억을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되살렸다. 그가 작년 2월에 창업한 하얀바람엔터테인먼트는 삼국지 콘텐츠를 바탕으로 게임과 웹툰을 만드는 회사다. 백 대표는 올초 아이폰용 삼국지 게임 '삼국지턴'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가 없어 미국과 홍콩 등 해외 시장에 먼저 내놓았다. '삼국지턴'은 기존 삼국지 게임을 해 본 이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게임이다. 삼국지 게임의 기억을 되살리면 쉽다. 상대방과 내가 번갈아 가면서 공격과 수비를 하는 턴 방식이다. 여포 관우 장비 조운 등 삼국지에 나오는 용맹한 장수를 비롯해 제갈량 가후 등 책사들의 능력치가 과거 삼국지 시리즈와 유사하게 설정돼 적응하기 쉽다.
유명 장수들 간의 일기토로 단숨에 승부를 내는 것도 가능하고 함정을 파거나 불 공격으로 적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턴의 제한이 있다는 것은 기존 삼국지 게임들과 유사하지만 결과는 조금 다르다. 20턴 이내에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모든 캐릭터의 체력을 합산해 체력이 많은 쪽이 이기는 방식이다.
삼국지 유저들을 기본적으로 겨냥했지만 올드 유저들만 좋아할 게임은 아니다. 삼국지 시리즈의 기억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특히 깜찍한 이등신 캐릭터를 움직여 가며 적을 공격하고 영토를 넓혀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백 대표는 "귀여운 캐릭터를 바탕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얀바람엔터테인먼트는 아이폰용 앱으로 '삼국지턴 조조전'도 3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조조가 주인공이 돼 곽가 순욱 전위 장료 등 유명한 장수들을 이끌고 삼국을 통일하는 내용이다.
백 대표는 2003년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서 음악게임 오디션의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등 최근까지 게임 업계에서 디자인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접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2006년부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등 내공을 쌓아왔다. 2008년부터는 KTH에서 캐릭터 디자인 업무를 맡아오다 2009년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회사를 차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회사를 나와 하얀바람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백 대표는 향후 삼국지턴의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미 삼국지턴을 소재로 한자학습만화를 제작해 네이버 등 온라인에서 웹툰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삼국지턴의 캐릭터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완구 제작에도 나설 예정이다. 백 대표는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완구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캐릭터를 구상했다"며 "게임,애니메이션,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