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가격대비 성능·디자인 글로벌 경쟁자 찾기 어려워…환율리스크 보완 필요
입력
수정
현대자동차 강점과 약점금융위기로 글로벌 경쟁회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시장점유율을 크게 확대시킨 데서 보듯 현대차는 약점보다 강점이 많은 회사다. 든든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어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은 물론 선진국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승용·상용 전차종 생산…내수시장 지배력 탄탄
그린카 양산기술…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려야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우선 환율 변동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업구조를 보완해야 한다.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양산기술을 세계 정상 수준으로 빨리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내수시장과 현지화된 인력이 강점
현대차의 강점으로는 무엇보다도 적지 않은 규모의 탄탄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미국 일본 독일 등보다 성장속도가 빠른 데다 중 · 대형차 비중도 높은 특징이 있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수입차 제외)은 45%로 2009년(50.5%)보다 소폭 낮아졌지만,줄어든 점유율을 대부분 자회사인 기아차가 가져간 만큼 내수시장에서 갖는 현대차그룹의 지배력은 변화가 없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여전하다. 최근 수입차 비중이 상승하고 있지만 준중형 및 중형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은 쉽게 따라올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차는 오히려 수입차 비중이 높은 중 · 대형 이상에서도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며 외국 브랜드들에 역공을 가하고 있다. 승용차와 상용차 전 차종에 걸쳐 생산모델을 갖고 있다는 것도 현대차가 내수시장에서 갖는 또 하나의 강점이다.
국내 최대의 판매 · 정비망을 갖췄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를 위협할 수 있는 경쟁자가 나오려면 국내 생산능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그같은 생산시설 투자를 할 수 있는 글로벌 자동차회사가 있을지 의문이다. GM과 르노가 생산시설을 갖고 있지만 과거 10년간 사업성과를 돌이켜볼 때 당분간 현대차의 비교우위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현대차는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낮은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이라는 기존의 강점에 더해 최근에는 디자인과 성능에 대한 높은 평가가 속속 이어진다. 이처럼 차별화된 품질과 성능 디자인은 성장이 정체된 선진국시장에서 점유율 상승이라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과 디자이너,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뛰어난 부품 협력사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와 함께 역량 있는 현지 딜러들도 꾸준히 확보해 나가고 있어 판매량 증가의 동력이 되고 있다.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연비가 높은 모델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점도 현대차의 영업환경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취약한 친환경차 기술력이 약점
현대차의 약점은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위험,해외에서의 낮은 브랜드 이미지,강경한 노조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같은 약점을 해외 생산 비중 확대,품질 · 성능 향상에 따른 브랜드가치 상승,협력적 노사관계 정립 노력 등을 통해 개선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현대건설 인수자로 결정되면서 재무적인 위험이 커진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자동차 사업과 관련 없는 영역에 보유 현금이 대거 유출될 수 있는 리스크가 생긴 것이다.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환경 기술이 취약하다는 것도 약점이다.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등 친환경 자동차의 양산이 시작된 시점이라 관련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이 같은 약점이 얼마나 보완되느냐에 따라 주가의 추가상승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자라면 현대차의 빠른 성장만 주목하지 말고 이 같은 약점들을 보완해 가는 노력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 park.hwa-jin@shinyo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