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봄기운'…현금으로 집 구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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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능력, 버블 이전 수준 회복미국 주택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미국인들의 주택구매능력이 주택 시장 거품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미국인들의 주택구매능력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주택 시장 바닥론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소득 감안해 집 살 여력 높아져
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무디스애널리틱스 조사 결과를 인용,74개 주택 시장 중 47개 지역에서 주택구매능력이 주택 시장 거품 형성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거나 오히려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득을 감안하면 주택을 구입하기 쉬워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모기지)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지금이 주택 구입 적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간 렌트비 대비 주택 가격 수준은 14.84배로 주택 시장 거품 형성 이전인 1989년부터 2003년까지의 평균치 12배를 웃돌아 추가 주택 가격 하락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디트로이트,라스베이거스,애틀랜타,피닉스 등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반면 시애틀,샬럿,뉴욕,포틀랜드 등은 여전히 고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주택 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찾는 지역이 늘고 있다. 부동산 포털인 질로닷컴 조사에 따르면 마이애미와 포트로더데일 지역에서는 지난해 거래된 주택 중 절반 이상이 현금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 현금을 주고 주택을 구입한 비중은 42%로 2008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는 28%가 현금으로 거래됐다. 이 같은 현상은 전반적인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주택을 대체 투자수단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현금 구입 형태가 확산되면서 침체에 빠졌던 주택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gn.com
◆ 주택구매능력
연간 가계 평균소득 대비 주택 중간가격 배율을 의미하는 것으로,이 수치가 낮을수록 주택구매능력은 커진다. 2005년 말 주택 투기 바람이 불었을 때 2.3배까지 높아졌던 미국의 주택구매능력은 작년 9월 말 1.6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1989년부터 2003년까지의 평균치(1.9배)보다 낮은 것으로,3년째 집값이 하락하면서 그만큼 주택구입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