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공동학술대회] 하성근 신임 경제학회장 "성장률 낮춰도 물가는 지금 잡아야"

10,11일 개최
"정부는 상반기 중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춰서라도 물가상승 억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하성근 한국경제학회 회장(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사진)은 9일 "물가는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기대심리로 인해 경제 전반에 임금 공공요금 등 연쇄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초기에 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회장은 10일부터 1년간 경제학회를 이끌게 된다. 그는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물가 급등을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했다.

하 회장은 "물가 상승으로 중소기업과 서민 영세상인 등의 부담이 커져 사회 양극화가 악화될 수 있다"며 "방만하게 풀린 유동성을 빨리 회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기보다는 미시적인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받은 것보다 현금 보유가 더 많은 대기업들은 금리가 올라도 문제가 없지만 중소기업과 서민들은 타격을 받아 경제적 불균형이 심해질 것"이라며 "금리를 올리더라도 중소기업이나 서민에게 대출금리 우대 정책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 회장은 "금리를 올리기보다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더 흡수해야 한다"며 "금리 쪽에 너무 과도한 정책적 목표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경제 과제로는 양극화 실업 가계부채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그동안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단기 대응책 위주로 정책을 펴왔지만 이제는 좀 더 근본적인 정책을 내놓을 때"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됨에 따라 수출 중심의 성장 모형도 재고해야 한다"며 "성장 모형과 전략을 새롭게 정립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기업 공공부문 노동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과 지속적인 제도 개혁을 제안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