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역외 매수에 나흘만에 반등…"박스권 복귀 가능성 낮아"


환율이 나흘만에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오른 1108.9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이어진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역외 매수세 등에 아래쪽이 가로막히며 위로 방향을 틀었다.전일 중국의 금리인상 조치에도 미국 뉴욕증시는 강세를 나타내는 등 지난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이어졌다.

오는 11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시장 분위기도 장 초반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전일종가보다 0.7원 내린 1104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1102원까지 더 떨어졌다. 이어 아래쪽으로 밀어보는 시도가 지속됐지만, 아시아 증시 하락과 일본 신용등급 루머 등에 위험선호 거래가 위축되며 낙폭을 늘리지 못했다. 수출업체의 결제 수요와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도 환율 하단을 떠받쳤다.

환율은 제자리걸음을 걷다가 오후 들어 국내 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 증시들이 낙폭을 확대하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출업체의 결제 수요와 역외 매수에 고점을 높이던 환율은 은행권의 포지션 정리까지 더해지면서 장중 1109원까지 올랐다. 장 막판 15분동안 3원 이상 급등했던 환율은 오름세를 유지하며 비슷한 거래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장 막판 환율 급등은 역외 쪽 '원화 바이-달러 셀'의 포지션을 일부 조정하는 차원에서 매수세가 집중된 게 이유인 듯하다"며 "이 과정에서 외환 당구의 개입을 추정할 많나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12포인트(1.17%) 떨어진 2045.58을 기록, 연중 최저점까지 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484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거들었다.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됐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8.15포인트(0.17%) 내린 10617.83을 기록했다. 장중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와 대만 항셍 지수도 1%에 가까운 내림세를 나타냈다.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1110원을 넘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존 박스권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밤사이 시장분위기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 중후반으로 거래 수준을 좀 더 높인 채 등락을 반복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 2분 현재 1.3650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2.39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