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증권사 'ELS 발행 수수료' 갈등

건당 90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
업계 "의견수렴 없는 횡포" 반발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대행 수수료 인상 문제를 놓고 예탁결제원과 증권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0월 각 증권사에 통보한 수수료 인상 방침을 최근 실행에 옮길 움직임을 보이자 주요 증권사들은 '인상폭이 과도하다'며 공동 대응에 나설 태세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증권사가 ELS,ELW 등을 발행할 때 제공하는 발행조건 검증 등 발행대행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를 건당 90원에서 10만원으로 대폭 올리겠다는 공문을 작년 10월 증권업계에 보냈다. 예탁결제원은 최근 수수료 인상폭을 건당 3만원으로 조정하고,이수화 사장이 직접 설명회를 갖는 등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자본시장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상안 수용 불가' 방침을 정한 7개 증권사 중 일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하지만 수수료 인상 불가를 주장하던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종전 입장을 바꿔 예탁결제원의 요구대로 최근 새 계약을 체결,분쟁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증권업계 의견을 모아 예탁결제원과 금융감독 당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대행 수수료 인상 문제가 불거진 것은 수수료가 도입된 2005년 연 2000건에 불과했던 파생결합증권의 발행 규모가 지난해 2만건으로 10배 커졌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은 업무 폭증으로 수수료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관계자는 "처음 수수료를 책정할 때 물량이 이처럼 늘어날지 예상하지 못하고 서비스한다는 개념으로 주식과 같은 건당 90원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사들은 업계 의견 수렴 없는 급격한 인상은 독점기관의 횡포라고 맞서고 있다.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대우증권은 2억원,한국투자증권은 1억1000만원을 추가 부담할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 비용이 증가하면 고객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수수료를 올리려면 파생결합증권 예탁시 받는 예탁수수료(예탁금액의 0.01%)라도 낮춰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