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바닥찍고 재도약하나

[한경속보]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대규모 리콜 사태의 역경을 딛고 순이익 전망치를 40% 상향 조정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9일 도요타가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순이익 전망치를 4900억엔(6조6000억원)으로 당초 3500억엔에서 1400억엔 높여 잡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대규모 리콜 사태와 급격한 엔고 현상을 비용 절감으로 견뎌낸 결과로,특히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수요 급증이 훈풍으로 작용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도요타는 또 지난해 4~12월(미국 회계기준)까지 3개 분기 연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9배 증가한 3827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같은기간 매출은 전년 13조6705억엔보다 5% 늘어난 14조3516억엔을 기록했으며,영업이익은 4221억엔으로 8.1배 증가했다.다카하시 고헤이 JP모건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미국 시장이 회복된다면 도요타 차량의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미국 교통부가 이날 도요타 차량에서 발생한 급발진 사고가 전자적 결함이 아닌 기계적 결함이었다는 발표도 호재로 작용했다.교통부의 조사발표 직후 뉴욕증시에서 도요타의 주가는 전일 대비 4.04% 올랐다.2009년 급발진 사고로 인해 미국에서만 약 800만대의 차량을 리콜조치하고 미 정부에 4880만달러(540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던 도요타로선 악재를 털어낸 것이다.

레이 러후드 교통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현상이 전자장치의 결함으로 야기됐음을 보여주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도요타 차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교통부는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가속 페달과 느슨한 바닥매트에 있었다고 설명했다.이번 조사 결과는 전자계통의 결함을 부정해온 도요타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어서 사실상 도요타의 승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가운데 일본 혼다자동차의 2010년도 영업이익이 도요타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일본 언론들은 도요타가 2010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동기 대비 3.7배 늘어난 5500억엔으로 상향 수정했지만,혼다가 같은기간 70% 증가한 6200억엔으로 전망돼 도요타를 앞지를 수 있다고 전했다.이와관련,아사히신문은 “도요타의 실적이 회복되고 있으나,라이벌 업체의 공격이 거세다”며 “미국과 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일본 업체뿐 아니라 한국의 현대자동차 등과 맞서 싸워야한다”고 지적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