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B,지난해 176억유로 손실…아일랜드 기업 사상 최대 손실

[0730]아일랜드의 앵글로아이리시은행(AIB)이 지난해 176억유로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아일랜드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 적자다.

AFP통신은 AIB 채권단의 발표를 인용,“지난해 AIB가 낸 손실이 176억유로에 달할 전망” 이라며 “올해도 금융권을 비롯한 아일랜드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9일 보도했다.채권단은 “아일랜드 정부의 배드뱅크인 자산관리공사(NAMA)가 AIB의 부실채권을 싼값에 대량 매입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2008년 금융위기 당시 AIB는 무분별한 부동산 대출 등에 따른 부실채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2009년 아일랜드 정부에 국유화됐다.이후 정부는 AIB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지금까지 293억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쏟아부었다.

문제는 AIB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대규모 자금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점이다.지난해 말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AIB에 64억유로의 긴급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정부의 자금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였다는 분석이다.

AIB는 2009년에 127억유로의 적자를 냈다.이에 따라 자산관리공사는 AIB의 부실채권을 6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60억유로어치매입할 계획으로 전해졌다.AIB뿐 아니라 다른 아일랜드 은행들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아일랜드 정부는 지난해 12월 심각한 자금난에 처했던 자국 2위 은행인 얼라이드아이리시뱅크도 국유화했다.

금융권에 대한 구제금융이 잇따르면서 정부의 재정적자는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아일랜드 재정적자는 지난해 전망치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11.75%에서 30%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주 아일랜드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강등했다.AIB를 비롯한 아일랜드 은행 4곳에 대해서도 정크본드 수준으로 등급을 낮췄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