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든 北ㆍ유럽 리스크…외국인, 또 6173억 '매물폭탄'
입력
수정
코스피 두달만에 2000붕괴코스피지수 2000선이 붕괴됐다. 이머징 국가(신흥국)들의 긴축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유럽 재정위기 재부상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외국인의 매물 폭탄이 이어진 탓이다.
코스피지수는 11일 31.31포인트(1.56%) 하락한 1977.19에 마감했다. 작년 12월14일에 2000선을 회복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1900대로 밀려난 것이다. 전날 1조99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6173억원 '팔자'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2115선에서 8거래일 만에 137포인트(6.52%) 밀려난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는 3조2647억원에 달했다. 이날 증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전 한때 2020선을 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내 지수는 1980선 밑으로 추락했다. 삼성전자가 2.24% 하락했고 LG화학(-2.37%) 신한지주(-2.01%) 삼성생명(-2.8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1~2%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은 유상증자 물량 부담 우려로 5.66% 급락했다.
아시아 증시는 중국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약세였지만 한국과 대만(-2.57%)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일본 인도네시아 인도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1% 미만의 소폭 내림세였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는 작년 12월부터 지수가 빠른 속도로 올라 주가 상승폭과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감안하면 단기 성향의 외국인 입장에선 차익을 실현하기에 가장 좋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 매도 규모가 크긴 했지만 뚜렷한 악재가 새롭게 부각된 것은 없었다"며 "다만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연 7%대로 고공비행하면서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제기돼 한동안 잠잠했던 유럽 리스크가 재부각됐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가뜩이나 신흥국 긴축 우려가 높은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는 뉴스까지 흘러나와 외국인의 불안심리를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께까지는 코스피지수가 반등세로 돌아서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