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시장 개척] 현대·기아자동차, 브라질에 年 10만대 공장 곧 착공

중남미 車시장 지각변동 예고
중국 年 150만대 생산체제로
부품업체 해외 동반진출 활발
현대 · 기아자동차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세계 각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지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차량을 개발해 제때 공급하기 위해서는 해외 생산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지화 전략의 성과물은 이미 다양하다. 현대차의 웨둥(중국형 아반떼)과 ix35(중국형 투싼ix),기아차의 푸뤼다(중국형 포르테) 등은 중국 시장 확대의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인도 공장도 국내에서는 만들지 않는 i10,i20의 인기에 힘입어 연간 6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법인이 진출한 국가에서 현대 · 기아차가 수입차가 아닌 자국 차량으로 여겨진다는 점이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된다"며 "각국 정부가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무역장벽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현지화로 글로벌 '자동차 빅3'와 승부

현대차는 자동차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비롯해 미국 인도 터키 체코 러시아 등 6개국에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이며 금명간 브라질에도 새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기아차 역시 중국과 미국,슬로바키아에 공장을 두고 현지화 드라이브를 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2년 이후에는 7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며 "GM,도요타,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빅3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수준으로 덩치가 커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가장 최근 완공한 해외 생산 기지는 지난해 9월 가동에 들어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다. 이 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간 15만대이며 러시아 소비자 취향에 맞춰 개발한 소형차 쏠라리스(러시아형 베르나)를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 완공식에는 푸틴 러시아 총리가 직접 참석했으며 정몽구 회장과 함께 쏠라리스를 시승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가 현대차 현지 공장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회사 관계자는 "러시아는 수입차 관세가 최고 40%에 달하는 나라"라며 "현지화를 통해 러시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브라질로 영토 확장

중국에서는 연산 40만대 규모의 베이징 3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의 완공 시점은 2012년 7월이다. 베이징 3공장이 문을 열면 기존 1공장 30만대,2공장 30만대를 더해 연간 100만대의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기아차의 생산시설을 합치면 연간 생산 규모는 150만대로 늘어난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생산설비 투자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일곱 번째 해외 생산기지인 브라질 공장의 건설도 이달 말부터 본격화한다. 연산 10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은 상파울루에서 북서쪽으로 157㎞ 떨어진 피라시카바시에 지어지며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현지 전략형 소형 승용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피라시카바가 속해 있는 상파울루주는 항만과 고속도로 등 물류 기반이 탄탄할 뿐 아니라 폭스바겐,다임러,도요타,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진출해 자동차 부품산업이 발달한 지역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미국 인도 등에 추가로 공장을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의 생산 계획만으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부품업체도 함께 해외 진출

현대 · 기아차의 영토 확장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현대 · 기아차 해외 공장에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부품업체들이 함께 해외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지역과 상관없이 자동차의 품질을 고르게 하기 위해 부품업체와의 동반 해외 진출 전략을 쓰고 있다"며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글로벌 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해외 진출 일정에 맞춰 중국과 브라질에 새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유럽 AS 자동차 부품 공급을 위해 올해 중 이탈리아에 부품 공장을 추가 설립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