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큰손, 10%대 수익 헤지펀드로 눈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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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낮춘 절대수익형 상품, 대우ㆍ삼성ㆍ우리 잇따라 출시서울 강남의 고액자산가들 사이에 헤지펀드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헤지펀드가 허용이 되지 않아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재간접펀드 · 일명 '펀드 오브 헤지펀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연기금도 투자 확대 움직임
헤지펀드는 다양한 투자자산과 기법을 통해 시장 등락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일부 헤지펀드가 지나친 레버리지(차입) 투자로 고위험이라는 선입견도 있지만 국내에 출시된 상품은 대부분 10%대 수익률을 목표로 해 레버리지가 과도하진 않다는 분석이다. ◆수백억원대 헤지펀드 설정 잇달아
증권사들은 최근 절대수익 추구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VVIP(초우량고객) 지점을 통해 헤지펀드 투자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대우증권이 지난 9일 130억원 규모의 '트러스톤다이나믹사모'를 설정한 데 이어 삼성증권은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맨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북극성알파사모' 3호를 14일까지 모집한다. 우리투자증권도 글로벌 헤지펀드인 폴슨어드밴티지와 윈튼퓨처스에 간접 투자하는 '프리미어블루 헤지펀드'를 지난 9일부터 판매 중이다. 이들 펀드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40억~50억원씩 팔렸다. 대우증권은 이달 중순 '한국헤지펀드알파1호'를 추가로 선보이며,미래에셋증권과 동양종금증권도 비슷한 유형의 펀드를 연이어 판매할 예정이다.
연기금들도 헤지펀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최소 1억달러 이상을 헤지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한국투신운용을 자문운용사로 선정했다.
◆상품 출시에 분주한 증권 · 운용업계자산운용사 중에선 한국투신운용이 헤지펀드 재간접펀드 운용사로 자리를 굳혔다. 한국운용은 삼성 대우 미래에셋 등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재간접펀드의 관리를 맡았다. 실질적인 운용은 해외 헤지펀드 운용사가 맡지만 한국운용은 헤지펀드의 선별에서부터 운용상황 점검을 담당한다.
양봉진 한국투신운용 글로벌AI팀 부장은 "올 들어 하루 평균 2~3개 은행 · 증권사에 헤지펀드에 대해 설명하러 다닌다"며 "금융사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내달 추가 상품 출시를 위해 지난주 미국계 헤지펀드인 밀레니엄파트너스 측과 협의했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운용사인 애스펙트캐피털,하코트인베스트먼트컨설팅 등과 국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기관 및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설명하는 '대우증권 헤지펀드 세미나(가칭)'도 이달 말께 열 계획이다. 김종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장은 "헤지펀드가 초기 정착단계에 있는 것 같다"며 "아직 자문형 랩을 해지하고 헤지펀드로 옮겨가는 수요는 많진 않지만 증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황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투자증권의 '프리미어블루 헤지펀드'가 투자하는 윈튼퓨처스는 지난 13년간 한 해(2009년 -4.6%)를 제외하곤 손실을 낸 적이 없다. 통계학적 모델을 통해 주식 · 채권 · 통화 · 상품선물 등에 투자한 결과 연 평균 17.4%의 수익을 거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 헤지펀드
hedge fund.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아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다. 펀드를 설립할 때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는 사모펀드와 달리 주식 채권 파생상품 원자재 등 모든 자산에 제약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한다. 높은 레버리지(차입) 투자로 투기적이란 비판도 받는다. 미국에선 금융자산 100만달러 이상인 '적격투자자'만 가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