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급등에 '비상' 걸린 CJ 소재사업본부

원자재 시장 실시간 대처
주말에도 팀장회의
서울 쌍림동 CJ제일제당 소재사업본부.지난 12일 오후 2시,토요일이었지만 이재호 소재담당 부사장을 비롯한 소재담당 임원 및 팀장 12명이 긴급 회의를 가졌다. 원당 소맥(밀) 대두 등 국제 농산물가격 급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 부사장은 "팀장 이상은 모두 주말에도 나와 원가 절감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소재사업본부에 비상이 걸렸다. 회사의 근간을 이루는 설탕 밀가루 등 식품소재 사업이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어서다. 회사는 먼저 국내외 원자재 시장 움직임에 실시간으로 대처하기 위한 긴급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올초부터 소재 부문 팀장급 이상 임직원은 주말에 의무적으로 나와 국내외 상황을 점검토록 했다. 출근시간도 오전 7시30분으로 종전보다 1시간 앞당겼다. 회사 관계자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보다 경영환경이 더 나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소재사업본부는 매주 토 · 일요일에도 팀장 회의가 소집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품 할인 행사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소모성 사무용품을 직원 개인별로 구입하고 복사지 사용량을 대폭 줄이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소재사업본부가 비상경영에 나선 것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인해 급등한 원재료 가격을 제품가에 반영하기 어려워 원가구조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주력 품목인 설탕(작년 시장점유율 50%) 밀가루(25%) 식용유(43%) 등의 원료인 원당 소맥 대두 국제가격은 모두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원당은 2009년 1월 파운드당 12.24센트였으나 올 들어선 평균 32.52센트로 치솟았다. 소맥도 1년 새 75% 이상 뛰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올해 1분기 실적은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은 물론이고 작년 동기보다도 수익성이 더 나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