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의류가격 10% 오른다

[0730]의류 가격은 지난 10년 간 내리막길을 걸었다.중국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의 값싼 노동력 덕분이다.의류제조 업체들과 소매상들은 경쟁적으로 저가 의류를 선보이며 고객잡기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하지만 이같은 저가 의류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갈수록 치솟고 있는 의류 소재가격과 아시아 지역 인건비 상승,경기회복에 따른 수요가 함께 맞물려 의류 가격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1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의류 제조업체들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제조원가를 감당할 대안을 찾지 못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가 치솟고 있는 면화 가격이다.면화는 고급 의류 제조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소재다.면화 가격은 지난 한해 동안 두배 이상 올랐고,최근에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면화 재배 지역인 인도와 파키스탄, 호주의 홍수 피해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중국의 면화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중국 면화 농가들은 특히 생산한 면화를 방출하지 않고 추가 가격 상승에 대비해 물량을 비축하고 있는 상황이다.여기에 합성섬유 가격까지 급등하고 있어 의류업체들의 제조원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NYT는 “면화 가격이 치솟으면서 대체 소재인 합성섬유 수요가 늘어난 게 전반적인 의류 소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업계에선 봄 시즌이 시작되는 이달 말과 3월 초부터 전반적인 의류 가격이 10% 가량 급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버트 플리킹어 스트래트직리소시스그룹 회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옷값 상승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브룩스브라더스의 남성 드레스셔츠는 이미 79달러에서 88달러로 값을 10% 올린 상태다.또 청바지 메이커인 VF코프스와 페니,나이키,스티브매든 등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원자재 가격 상승은 의류 제조방식의 변화도 불러왔다.의류업체들은 면화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 레이욘 등 합성섬유 소재 비율을 늘리거나 단추 등의 장식물을 줄이는 등 원가 절감형 디자인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염색비용을 줄이기 위해 단색 위주의 색상을 쓰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하지만 이마저도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데이비드 바수크 알릭스파트너스 생산 담당은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부분은 거의 다 동원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며 “그동안 값싼 의류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갑작스런 옷값 상승에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