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부담 적은 코스닥, '기관'이 사는 실적株 "관심"

지난해 대형주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이집트 사태, 신흥국들의 긴축 우려로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자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이 사들이는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기관의 매수와 함께 외국인의 사자가 뒷받침되는 실적 우량주를 노리라는 조언이다.1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기관이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지난 10일 이후 전날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루멘스다. 기관은 이 기간 102억원을 투입해 루멘스 주식 97만8323주를 순매수했다.

루멘스는 LED(발광다이오드) 업황이 회복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투자 메리트로 꼽히고 있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V에서 불거진 재고 불확실성이 제거되어 LED 업황이 바닥을 찍고 턴하고 있어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납품처인 삼성전자 LCD패널의 BLU(후면광) 조립이 올해부터 루멘스의 점유율이 높은 VD사업부(TV)로 이전돼 수혜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LIG증권은 루멘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4119억원과 457억원으로 각 각 전년보다 68%, 9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대주주가 루멘스홀딩스 외 7인으로 변경되면서 그 동안 주가 리스크로 작용해 왔던 최대주주 지분 매각 가능성이 해소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기관은 삼성그룹이 올해 43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커진 신화인터텍과 현대차 그룹의 동유럽 및 중국 거점 주요 신차 생산이 순차적으로 이뤄져 관련 해외 공장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성우하이텍을 각각 75억원, 35억원 어치씩 순매수했다.

엘엠에스(35억원), CJ오쇼핑(33억원), 테크노세미켐(28억원) 등도 기관의 러브콜을 받았다.

엘엠에스는 기존 중대형 프리즘시트 뿐 아니라 복합플레이트 신규 매출, 광픽업렌즈 매출 증가, LCD 업황 턴어라운드에 의한 소형 프리즘시트 실적 회복으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91%, 87% 증가할 것으로 LIG증권은 전망하고 있다. CJ오쇼핑은 국내 소비 환경 개선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로, 테크노세미켐은 선행 투자를 통해 급성장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기관은 이외에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하나마이크론, 네패스, 네오위즈게임즈 등을 각각 27억원 어치씩 사들였다.

에스엠은 해외 시장에서의 흥행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스엠의 체계화된 시스템이 점차적으로 안정화 되면서 실적이 본격화되고 있고 연예인 수익 포트폴리오상 실적의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의 브랜드가치 증가와 신한류의 영향으로 해외 로열티 매출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상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향후에도 실적 개선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마이크론은 메모리 업황 회복과 비메모리용 패키지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실적 성장 모멘텀이 기대되고 있다. 네패스도 글로벌 비메모리 수요 증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해외 매출 성장과 웹보드 게임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올해도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