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구글 회장 "MS와 손잡은 노키아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 에릭 슈미트 한경인터뷰

한국업체 덕에 안드로이드 성공…'스트리트뷰' 논란 잘 해결될 것
사용자의 행동·구매성향 파악…스마트폰이 기억까지 저장할 것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제휴에 대해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안드로이드의 첫 번째 타깃이었고,삼성 LG와 같은 대형 파트너 덕분에 한국에서 안드로이드가 크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슈미트 구글 회장은 15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과 함께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1' 기조연설을 마친 직후였다. ◆"노키아 돌아오길 기대한다"

슈미트 회장은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제휴에 관한 얘기부터 했다. 그는 "노키아는 우리(구글)와도 협상을 했다. 노키아를 위해서는 안드로이드를 택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직도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안드로이드는 한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 한국은 하드웨어의 정교함이란 부분에서 우리의 첫 번째 타깃 중 하나였죠.앤디(루빈 부사장)가 3년 전 한국에 가지 않았습니까. "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내놓기 위해 한국 제조사들과 제휴를 모색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구글이 한국에서 '스트리트뷰'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한 명의 엔지니어가 허용되지 않은 코드를 썼고 그것을 하드 드라이브에 모았습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에 협력하고 있고 잘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킹 개척자"

모바일 결제 분야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계획도 소개했다. "NFC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휴대폰의 NFC 기능을 통해 신용카드 결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것을 할 수 있죠.구글은 이와 관련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위협적이지 않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분야를 개척했고,우리는 검색,유튜브(동영상) 등 다른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는 게 우선입니다. 우리는 디스플레이(배너) 광고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페이스북도 잘하고 있습니다. "

넥서스원,넥서스S와 같은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이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을 시장에 내놓을 때는 하드웨어 제품도 선보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리더 프로덕트'라고 부릅니다. "

◆"스마트폰이 당신 대신 기억해줄 것"슈미트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1,2년 내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어떤 일이든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갔던 호텔과 당신이 찍었던 사진,당신이 만났던 친구들을 모두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내 폰과 친구 폰이 말할 수도 있고,어느 길로 가는 게 빠른지 폰이 추천할 것입니다. "

그는 '당신의 허락 하에(with your permission)'라는 말을 반복했다. 구글이 개인정보 수집으로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의식한 표현이었다. "안드로이드폰은 '당신의 허락 하에' 당신의 행동과 구매성향 등을 파악할 것입니다. 당신이 금요일 밤에 지루해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적당한 활동도 추천할 것입니다. "

휴대폰과 같은 모바일 단말기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 세상이 열릴 것이란 얘기다. "휴대폰은 당신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도움을 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해줄 것입니다. 그게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플랫폼의 미래입니다. "

바르셀로나=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