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株 '구조조정 한파'에도 꿋꿋

서울ㆍ진흥저축, 오히려 상승 "예고된 악재…불확실성 해소"
저축은행주가 비상장사인 부산저축은행 등에 대한 영업정지 소식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일부 저축은행주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영업정지가 예견된 악재인 데다 저축은행 부실 처리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부산저축은행과 계열사인 대전저축은행을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하고 6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달 14일 삼화저축은행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다시 떠오른 부실 악몽이 저축은행주를 크게 흔들 것으로 우려됐지만 시장에 주는 충격파는 제한적이었다. 서울저축은행 주가는 이날 1.60%(40원) 오른 254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7.67% 떨어졌지만 전날의 하락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진흥저축은행은 1.01%(30원) 오른 3005원으로 이틀째 상승했고,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푸른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은 1%대의 소폭 하락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의 대규모 적자 문제가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파급력이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이고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저축은행주는 이미 올초에 부실 관련 악재가 주가에 반영됐다"며 "예보기금 공동계정을 통한 지원 등 선제적 대책이 마련되면서 불안감도 많이 잦아든 상태"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이 이날 발표된 곳 외에 자본잠식 저축은행은 더 이상 없다고 언급한 것도 불확실성을 덜어냈다는 분석이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실 저축은행의 상황은 작년 상반기부터 예고된 것"이라며 "모든 저축은행이 이런 절차를 겪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부실 저축은행을 제외한 저축은행 회생 지원책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연구원은 부산저축은행 등 이번 조치 대상이 상장사가 아니어서 증시 영향은 더 적었다고 덧붙였다. 은행주의 경우 저축은행의 부실 처리 역할을 맡으면서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날 신한지주(-2.86%) KB금융(-2.25%) 등 은행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심 연구원은 "인수 대상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1조~2조원에 불과해 4개 금융지주사가 1~2개 저축은행을 인수해도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라며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