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30' 끝났다…은퇴후 30년까지 '트리플 30' 준비하라

오종남 교수 삼성운용 설명회
"'자식보험'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통계청장을 지낸 오종남 서울대 교수(과학기술혁신 과정 주임)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삼성자산운용 주최로 열린 '행복설계 설명회'에서 질문하자 참석자 400여명은 일제히 "아니요"라고 답했다. "꿈도 꾸지 않고 있습니다", "기대하지 않아요" 라는 말도 간간이 섞여 나왔다. 오 교수는 "그렇다면 21세기 삶의 공식인 '트리플30' 인생을 살게 된 여러분은 장수를 축복으로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리플30이란 △자신이 성장하는 30년 △자녀를 양육하는 30년 △은퇴 후 30년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60세 정도로 자신이 성장하는 30년과 자녀 키우는 30년을 합친 '더블30' 인생만 살고 은퇴 후 삶은 여생(餘生)으로 여겼지만 요즘은 평균수명이 80세가 넘어가면서 본격 트리플30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추가된 30년을 살 때 '준비된 사람'과 '준비 안된 사람'의 두 종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생의 3대 불행을 어릴 적에 출세하는 '소년등과',아내를 잃는 '중년상처',은퇴 후 돈이 없는 '노년무전'"이라며 "소년등과와 중년상처는 논쟁 여지가 있지만 은퇴 후를 준비하지 않는 불행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불행"이라고 말했다.

트리플30 인생을 대비하려면 무엇보다 자식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노년에 대비하라는 조언이다. 그는 "과거에는 평균 6명의 자녀가 길어야 10년 정도 더 사시는 부모님을 돌아가며 모셔 부담이 덜했지만 요즘에는 한두 자녀에게 90세 가까이 사는 부모의 은퇴 후 삶을 모두 책임지라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공적연금은 보장수준이 은퇴 후 삶의 행복을 위해 충분하지 않다"며 "자녀 교육에 투자하는 돈의 절반 정도는 자신의 노년을 위해 개인연금 등에 투자해야 장수를 축복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