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식' 딜러 교육…"카지노 용어 한 번에 못 외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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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븐럭 딜러 양성소 가보니18일 오전 9시 서울 대치동 세븐럭아카데미.이곳 3층 교육장에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빗어넘긴 남녀 41명이 군대 열병을 기다리는 군인처럼 5열 횡대로 도열했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하의.평균나이 26세인 3기 교육생이다.
"감정 숨겨라" 포커페이스 훈련
英ㆍ中ㆍ日語 기본…10%는 탈락
교관들이 들어서자 교육생들은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건물이 떠나갈듯 "안녕하십니까"를 외쳤다. 교육 내용을 설명받은 뒤 각 테이블로 흩어지는 교육생들 뒤로 "빨리 움직여!"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날 수업은 바카라(baccara · 두 장의 카드를 더한 끝자리수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교관들은 10여개의 게임 용어를 딱 한번 설명한 뒤 "외워보라"고 교육생을 다그쳤다. "한번 듣고 기억을 못합니까!"교육생 우호영 씨(28)는 "해병대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딜러 예비생들을 이처럼 엄격하게 가르치는 이유는 딜러가 게임플레이어로 참여하는 게임이 많은 탓이다. 실력이 없거나 얼굴에 감정이 잘 드러나면 노련한 일반 플레이어들이 딜러 돈을 따기 쉽다.
교관은 현업 경험이 풍부한 선배 딜러들.교관 박욱제 씨(딜러 5년차)는 "딜러는 욕설을 쏟아내는 고객도 미소로 상대해야 하는 감정제어 노동자"라며 "처음부터 강하게 단련되지 않으면 버텨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강행군은 오후 8시에야 끝이 났다. 딜러로 일하려면 세 가지 언어로 여러 개의 게임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생들은 20주 동안 바카라 · 블랙잭 · 룰렛 3종의 카지노 게임과 영어 · 중국어 · 일본어 등 카지노 외국어 3종을 배운다.
회사 측은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교육생의 10%를 무조건 탈락시킨다. 교육을 마친 초보들은 인턴 3개월,계약직 9개월을 거쳐야 정규직이 된다. 보통 주간 · 야간 · 심야 3교대로 일한다. 초년생 연봉은 일반 대기업과 비슷한 3000만원대 수준.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