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괜찮나…'병가' 중 오바마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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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자 CEO 비공개 만찬…사전 공개 안돼 추측 무성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병가 중인 스티브 잡스(Jobs)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잡스(jobs · 일자리)' 얘기를 나눴다.
17일 샌프란시스코 우드사이드에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 존 도어의 집에서 열린 저녁 모임은 오바마 대통령이 주재한 정보기술(IT) 및 전자업체 경영진과 회동으로 비공개 행사였다. 현지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날 만찬에 잡스를 비롯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와 에릭 슈미트 구글 CEO,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 캐럴 바츠 야후 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존 헤네시 스탠퍼드대 총장 등 12명의 기업인과 학계 인사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두 시간가량의 만찬에 잡스 CEO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날 미국의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보도한 잡스 '6주 시한부설'은 설(說)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주간지는 췌장암 투병을 위해 지난달 17일 무기한 병가를 낸 잡스 CEO의 초췌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전문가를 인용,"잡스가 앞으로 약 6주밖에 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처럼 걷기'라는 한 블로그는 '6주 시한부설'의 근거가 됐던 사진이 가짜라는 주장을 제기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이 블로그는 잡스의 앙상한 손을 클로즈업한 이 사진의 왼쪽 아래 귀퉁이에는 잡스가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의 우측 후미등이 나와 있는데,이런 후미등을 가진 자동차는 1997년 혼다 시빅 모델로 잡스의 자가용과는 다른 차량이라고 지적했다.
블로그는 "물론 잡스가 이 차를 얻어 탈 수도 있지만 잡스가 실제로 6주짜리 시한부라면 오바마와 저녁 회동에 참가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날 회동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해 잡스의 병세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한편 이번 만찬 회동은 최근 친기업 행보를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업들의 기여를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을 소개하고 기업의 투자 및 고용확대를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회동의 초점은 고용 창출과 혁신에 맞춰졌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이집트 혁명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고 머큐리뉴스는 보도했다. 만찬 장소를 제공한 도어는 과거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민주당 정치인들 모임을 주선해온 벤처업계 '큰손'으로 유명하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민주당 후원자들이지만 이날은 기부금 얘기가 화제로 오르진 않았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