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나폴레옹전쟁 이후 가장 '작은 군대'

국방예산 20% 감축 추진…軍규모 8만명까지 축소 나서
영국 정부가 대규모 군축을 추진,19세기 초 나폴레옹전쟁 이후 가장 '작은 군대'를 만드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재정적자 감축정책의 일환으로 복지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혁하는 동시에 군비 축소를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나선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의 국방예산 감축안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 조만간 영국 군 규모가 10만명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재무부는 국방예산을 20% 이상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5년 아프가니스탄 파병부대가 철군한 이후에는 전체 영국 군 규모를 현행 11만명 수준에서 8만여명 선까지 줄일 계획이다. 재무부 계획대로 감축할 경우 나폴레옹전쟁이 종식돼 대규모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던 1820년대 수준으로 영국 군 수가 축소된다.

영국 정부가 이처럼 대대적인 군축에 나선 것은 매년 380억파운드(68조5000억원)의 국방예산을 소비하는 '재정 블랙홀'을 손보지 않고선 재정적자 감축계획을 제대로 시행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정부는 수주 안에 추가적인 국방개혁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영국 정부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향후 4년간 국방예산을 8% 삭감하고 항공모함 폐기와 군인 1만7000명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방개혁안을 발표했다.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는 "2015년 이후에는 군부대에 내려지는 '대규모 철퇴(big hammer)'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군대 규모가 8만여명 선까지 줄어들 경우 국방의 상당 부분을 유럽 동맹국들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