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050억엔…사무라이본드 발행 줄 잇는다

KT 350억엔·우리銀 500억엔
국내 기업들과 은행들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크게 늘고 있다. 사무라이본드란 외국기업이 일본에서 엔화표시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들어 KT가 350억엔,우리은행 500억엔,부산은행 200억엔 등 총 105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기업과 은행이 발행한 사무라이본드 1713억엔의 61%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동안에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나 공기업들이 주로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지만 최근에는 시중은행들도 나서고 있다. 발행금액도 200억~300억엔에서 최근 우리은행의 경우 500억엔으로 늘어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빨리 극복해 한국 기업과 은행에 대한 일본 투자자들의 인식이 좋아졌다"며 "일본의 금리가 낮아 사무라이본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선 외화자금을 다변화하는 효과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외화를 조달할 때 미국 달러 이외에 유로화,엔화 등으로 통화를 다변화하고 엔화 대출 등 엔화 자산은 엔화로 조달하라고 지도하고 있다. 종전에는 달러화로 조달하고 이를 엔화 스와프를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해 왔다.

우리은행은 채권 만기를 다변화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미국 시장 등에선 투자자들이 금리부담이 높은 5년만기 채권 등을 요구하는 데 반해 일본 투자자들은 3년만기 채권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내에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추가로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