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 사기꾼에 놀아나

[0730]세계 최고 정보력을 자랑하는 미국 법무부와 중앙정보국(CIA)이 사기꾼에게 속아 거액을 날렸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미 법무부와 CIA가 8년 전 자신의 특허기술로 테러리스트를 잡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에게 속아 거액의 계약을 했다가 지금은 이 사실이 드러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미국 CIA를 상대로 대범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생물의학 기술자 데니스 몽고메리.그는 지난 2003년 테러의 위협이 확산되는 가운데 백악관의 비밀 브리핑이나 저명한 공화당 의원의 지원,뒷거래 등이 등장하는 사기극을 벌였다.

NYT가 20여명의 전현직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몽고메리와 그 동료들은 당시 자신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알 카에다의 다음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 관계자들을 기만해 2000만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어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이 기술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CIA와 미 공군을 포함한 미국 정부 기관은 아직까지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수개월 전 연방판사 2명으로부터 한가지 기술에 대한 보호명령을 받아냈다.이 기술이 법정을 통해 외부로 공개될 경우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구체적인 내용이 법원의 증거자료로 채택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NYT는 “이 사안을 잘 아는 사람들은 정부가 숨기려 한 것은 국가의 안위를 뒤흔들만한 기술이 아니라 데니스 몽고메리라는 사기꾼이 허위기술로 미국 관리들을 농락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법무부는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몽고메리와 그의 현 변호인도 마찬가지다.몽고메리는 현재 파산한 데다 카지노에서 180만달러짜리 부도수표를 사용하려 한 혐의로 라스베이거스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