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수수료 0.011%?…증권사 수수료 경쟁 재현되나

대신증권이 은행연계 온라인거래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경쟁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2008년 벌어졌던 수수료 최저가 경쟁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21일 은행연계 온라인 증권거래 서비스인 '크레온(CREON)'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22일부터 국내 최저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이번에 인하된 수수료율은 0.011%로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기존 업계 최저 온라인 수수료인 0.015%보다 낮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연령층이 낮고 매매거래가 빈번한 고객 등 저가수수료를 선호하는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수수료율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 낮은 수수료로 남는 것 없어증권업계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대신증권이 제시한 0.011% 수수료율로는 도저히 손익을 맞추기 힘든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가격이 내려올대로 내려온 상황인데 이보다 더 수수료율을 내린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며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도 최소한의 수수료는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증권사가 거래시 한국거래소 등에 지불하는 유관기관 수수료는 0.005~0.008%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마케팅비, 인건비, 전산 운영비 등의 간접비용을 감안하면 0.011%로는 사실상 밑지고 파는 거나 다름 없다는 얘기다.증권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온라인 거래 수수료 수익은 포기하고서라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할 수 있을 뿐더러, 고객 예탁금이 증가하면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의 주식거래 시장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3.87%에 불과한 수준이다.◆ 타 증권사 "결정된 바 없다"

하지만 실제 이번 수수료 인하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 하나대투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등의 증권사들이 은행 연계 온라인거래 수수료를 앞다퉈 낮췄을 때도 가시적인 고객 유입 효과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히려 기존 고객이 은행연계 계좌로 변경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낮아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대책회의를 통해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