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날 "올해 美 시장서 가시적 성과 낼 것"

구원투수로 나선 류긍선 대표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시스템 개발,해외 판로 개척 등 다방면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

최근 실적 부진 늪에 빠져 있는 휴대폰 결제업체 다날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류긍선 대표(34 · 사진)는 21일 "올해 미국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97년 설립된 다날은 세계 최초로 휴대폰 결제 시스템을 선보이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200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2007년 이후 매출이 800억원대에서 멈춘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었다. 실적 부진으로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박성찬 다날 회장(48)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구원투수로 나선 류 대표는 서울대 전산학과 출신으로 2000년 병역특례로 다날에 입사했다. 휴대폰 결제 시스템을 직접 개발한 엔지니어다. 박 회장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이를 구현하는 게 류 대표의 몫이었다. 그는 "괜찮은 회사인지,아닌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입사했는데 10년 만에 대표가 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다날은 이제 세대교체를 통해 더 큰 도약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우선 과제로 미국 시장을 꼽았다. 류 대표는 "최근 미국법인을 통해 현지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와 휴대폰 결제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3대 이동통신사가 모두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관련 시장도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통신사뿐 아니라 미국 내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도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 미국에서도 수수료가 비싸 소액결제를 원하는 고객들이나 신용카드가 없는 미성년자들이 많다"며 "휴대폰만큼 빠르고 안정적으로 소액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는 문자로 간접 결제하는 PSMS 서비스만 있고 이동통신 요금에 직접 과금하는 휴대폰 결제 시스템은 없다. 그는 "스마트폰에서 신용카드 결제 등이 쉬워지면 휴대폰 결제 시스템 사용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휴대폰 결제만의 장점인 편의성과 신뢰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