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00명 게놈 분석…'맞춤치료' 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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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동아제약 등과 MOU차병원그룹(회장 차광렬)이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휴먼게놈프로젝트에 도전한다.
5년간 유전체 해독 연구 실시
세계 최대 규모…정확도 높여
희귀질환·질병근원 찾아 예방
차병원그룹 안티에이징 라이프센터 '차움'은 게놈연구재단(대표 박종화)과 향후 5년간 한국인 1000명의 유전체(게놈)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차움은 차바이오앤디오스텍,동아제약, 테라젠이텍스 등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유전체 분석 서비스는 개인의 염기서열(DNA) 전체를 해독해 이를 지도화함으로써 향후 예상되는 유전병이나 희귀질환,질병 위험요소 등을 미리 찾아내 예방하고 맞춤치료를 할 수 있는 관문이다.
차움은 게놈프로젝트를 위해 1인당 3000만원 이상씩,최소 30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할 예정이다. 차움 내 차암연구소의 김성진 소장은 "세계적으로 DNA 전체를 해독해 게놈지도가 완성된 사람은 100여명에 불과하다"며 "대규모 모집단 연구로 심층적 유전정보를 밝혀 맞춤의학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유전체에 숨겨진 질병의 비밀을 캐기 위한 도전을 거듭해왔다. 그 첫 성과물이 2001년 2월 완성된 휴먼게놈프로젝트의 유전체 지도 초안 이다. 한 사람분의 게놈 전체를 분석하기 위해 1985년부터 16년 동안 18개국,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공조했으나 유전자의 수수께끼는 난공불락으로 남아 있다. 특정 질환이 한두 개 유전자만으로 발병하지 않고 수많은 유전자 조합에 의해 좌우되며,유전자와 관련 있는 약 3%의 DNA 외에 나머지 97%에도 뭔가 의미 있는 정보가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차움의 한국인 1000명 프로젝트는 그동안 한 사람분의 게놈을 분석하는 데 걸리는 비용과 시간이 크게 낮춰졌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최초의 휴먼게놈프로젝트가 시작되던 1990년대만 해도 10년이 넘는 세월과 30억달러의 비용이 들었지만 몇년 후에는 수시간에 1000만원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지금도 유방암이 잘 생기는 유전자(BRCA1 · BRCA2)를 비롯해 특정 약물에 좋은 효과를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류할 수 있는 유전자가 맞춤진단과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차움은 한국인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유전자분석 서비스를 2000만~3000만원 선에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게놈
게놈은 한 생물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데 필요한 유전 정보의 총합으로 유전체라고도 한다.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DNA의 나열을 유전자라고 한다. 휴먼게놈프로젝트는 한 개체의 모든 염기서열을 분석, 유전자와 개인별로 특이한 염기서열(SNP)을 찾아내고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는 노력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