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뒤트임하고 코끝 올려 10살 더 어리게…가슴에 볼륨 더해 '베이글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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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트렌드취업이나 결혼을 앞둔 여성,대학신입생,주름이 자글한 중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성형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남성들도 빠진 머리를 심고 주름을 펴는 안티에이징 성형에 그치지 않고 코 성형까지 나서고 있는 것.
안티에이징의 세계
20대 여성 안면윤곽수술 늘어 30~40대는 지방흡입ㆍ가슴확대
남성은 코 수술ㆍ복근 성형 증가
성형외과가 갈수록 호황을 맞고 있는 것은 호감가는 외모가 세상을 살아가는 경쟁력 중 하나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게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자 중 · 고생들 사이에 졸업 또는 입학선물로 쌍꺼풀 수술을 받는 게 이미 일반화됐다. 요즘 성형미용 치료의 가장 중요한 축은 동안(童顔) 만들기이다. 제 나이보다 10살은 어려보이고 귀여운 얼굴을 만드는 게 대세다. 예컨대 날카로워 보이는 외꺼풀은 단순히 쌍꺼풀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코에 가까운 눈꺼풀의 내측 주름(몽고주름)을 없애는 앞트임과 눈꺼풀 외측을 절개해 길이를 연장시켜주는 뒤트임 수술을 병행해 눈이 좀 더 크고 동그랗게 보이게 한다. 코 수술 역시 낮은 코를 높이거나 휘어진 모양을 바르게 교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김우정 리젠성형외과 원장은 "코끝이 길어지고 처지면 나이들어 보이기 때문에 자가연골을 이용해 코끝을 올려주는 성형수술을 시행한다"며 "코는 높되 짧아야 베이비페이스에 가깝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한두 군데만 손보는 게 아니라 동안에 가깝도록 눈 코 얼굴윤곽(턱) 전체를 수술한다. 20대 이후 여성은 눈과 코는 기본이고 눈과 사각턱,눈과 유방성형 등 한꺼번에 여러 곳을 손보는 '1타2피'의 성형을 선호한다.
이들은 V라인의 입체적 얼굴형을 만들기 위해 주걱턱 · 사각턱 · 돌출한 광대뼈 등을 교정하는 안면윤곽성형수술도 과감히 선택한다. 박상훈 아이디병원 원장은 "턱 깎는 수술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해 수년 전만 해도 연예인 지망생이나 관상이 사납다는 사람만 받았지만 요즘에는 대학입학,취업,결혼을 앞둔 여성들이 과감하게 수술을 결정한다"며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수술의 안전성을 높이는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이 끝난 20대 이후에 안면윤곽성형수술을 받는 게 바람직하지만 이런 부담감을 무릅쓰고 감행하는 숫자도 상당수"라며 "안면윤곽을 고치면서 변화될 코와 눈의 움직임까지 감안해 한꺼번에 성형해 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도 꽤 많다"고 소개했다. 모양 · 크기 중심의 성형에서 일단 틀을 잡은 후 디테일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성형미용 분야의 최고 신조어는 '베이글녀'였다. 베이비페이스 같은 얼굴과 글래머 같은 몸매를 다 가진 여성에 대한 선호를 의미한다. 얼굴은 소녀처럼 순수한 이미지를 띠고,가슴은 풍만하며,허리는 잘록한 청순미와 섹시미를 겸비한 여성이 되기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가슴이 빈약한 20대 여성은 베이글녀가 되기 위해,자녀계획을 마무리한 30~40대 커리어우먼 기혼여성들은 옷맵시를 살리기 위해 복부 허벅지 팔뚝의 살을 지방흡입으로 빼고 코헤시브겔을 이용해 유방을 확대하는 수술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심형보 바람성형외과 원장은 "여성들은 유방을 성적 매력의 포인트이자 자신감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에 연령을 불문하고 아름답고 풍만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며 "탄탄한 직업과 경제력을 가진 30~40대 여성들이 남편의 동의하에 수술받는 경우가 흔하다"고 소개했다.
남성들도 콧대가 휘거나 낮은 코를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해,복부지방에 가려진 복근을 드러나게 하려고 성형수술을 받는 수요가 증가 추세다. 장노년층에서는 눈꺼풀이 아래로 처지는 안검하수증에 대한 성형수술이 크게 늘고 있다. 필러 또는 보톡스 시술도 여전히 인기다. 홍성범 BK동양성형외과 원장은 "청소년의 눈 · 코 성형,여성들의 베이글녀 성형,중년 이후의 안티에이징 성형,남성들의 성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성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오는 7월부터 성형수술에 10%의 부가가치세가 붙기 때문에 그 이전에 시술받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