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엇갈린 시장 전망에도 IT株 매수는 '한목소리'

리비아발(發) 악재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연중 최저점까지 밀린 22일 증시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으로 이어진 반정부 시위가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더 확대되지 않더라도 상승 동력이 없어 추가 하락할 것이란 의견과 짧은 조정 이후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증시가 부진했던 것은 외국인 매도 때문이었는데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굳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니더라도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30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다.박 연구원은 "외국인이 우리나라 기업 주식을 파는 것은 이머징시장의 인플레와 긴축 우려,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 탓"이라며 "향후 기간 조정이 아닌, 가격 조정의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코스피지수가 언제든 1900선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플레 우려가 큰 상황에서 중동 악재까지 겹쳐 시장이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조정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며 곧 시장 반등을 점쳤다.

오 팀장은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를 구실로 지수가 더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만약 추가 조정이 있다 해도 코스피지수 1950선은 지지할 것"으로 기대했다.그는 "외국인 매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나 유럽계 단기 투기성 자금은 이미 대부분 빠져 나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중ㆍ장기 성향의 투자자금은 앞으로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 팀장은 "현 지수대는 분명 가격 메리트가 크다"며 "펀드에 자금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수급 면에서도 상승 기대감을 갖기 충분한 시기"라고 했다.

그는 "시장 충격에도 불구하고 오른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선진국 경기 턴어라운드에 따른 수혜주로 분류되는 IT(정보기술)주를 저가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LG디스플레이 삼성SDS 등의 IT주는 급락장에서도 각각 0.54%와 0.3%씩 오르며 선전했다.오 팀장은 이어 "철강, 에너지 등의 경기 민감주도 IT와 비슷한 맥락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 박 연구원도 "IT(정보기술)의 경우 인플레에 크게 휘둘리지 않아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며 "여기에 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주로 꼽히는 보험과 은행 등 금융주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