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악화] "아랍회의 참석하지 마라"…왕따 당하는 카다피

벼랑끝의 카다피…국제사회 비난 봇물
유엔, 리비아 규탄 발표문 의결…EU, 모든 무기거래 중단
국제사회에 카다피 규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어 이란 등 인근 국가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다.

아랍연맹(AL)은 회원국인 리비아가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에 응할 때까지 회의 참석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23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랍연맹은 성명을 통해 "리비아 정부가 국민의 치안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아랍연맹은 물론 산하 기구에서도 리비아의 회의 참석을 금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암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시민들의 평화시위에 대한 가혹한 탄압을 비난한다"며 "리비아 군이 중화기와 용병 등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는 것은 엄청난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리비아 정부의 엄격한 언론 통제로 지금까지 정확한 사망자 집계를 파악하기 어려우나 일각에선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는 얘기도 있다.

57개국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무슬림 조직인 이슬람회의기구(OIC)도 이날 리비아 당국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에크멜레딘 이흐산오울루 사무총장은 "리비아 시민을 상대로 한 과도한 공권력 동원에 강한 비난을 표명한다"며 "억압을 중단하고 시위대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이란도 "리비아 국민에 대한 극도의 폭력은 용인될 수 없으며 우리는 이를 강하게 비난하다"며 규탄 대열에 합류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는 이날 리비아 정부의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을 규탄하는 언론발표문을 의결했다. 안보리는 회의에서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이같이 정하고 리비아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안보리는 리비아 정부에 무력 사용 중단과 국민들의 합법적인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회의에 참석한 마리 비오티 유엔 주재 브라질 대사는 "안보리 이사국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시민들을 폭력을 사용해 진압한 점 등을 비난했다"고 말했다. 언론발표문 의결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도 참여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지도자들도 리비아의 폭력 진압을 거듭 비난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리비아와의 모든 무기거래 중단을 발표한데 이어 리비아 정부 제재 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한편 페루 정부는 이날 리비아에서 시위가 벌어진 이후 처음으로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