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악화] 부처간 비용 다툼에 전세기 늑장 투입…정부 '뒷북' 교민보호대책
입력
수정
줄 잇는 엑소더스정부가 내전상태에 빠진 리비아에 뒤늦게 전세기를 띄우기로 한 데 대해 늑장대응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필리핀 등 주변국까지 전세기와 군함까지 동원해 자국민들의 후송에 나선 마당에 우리 정부는 전세기 비용을 둘러싼 실랑이로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늑장대응 지적에 정부 당국자는 "나라마다 차이는 있는데 우리의 경우 회의를 해보니 중소업체는 철수를 희망하는 곳이 일부 있고 대기업은 아직 현장을 포기 못해 잔류의사를 밝혀 이들을 설득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세기 투입에 따른 비용부담을 놓고 관련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국적기를 띄울 경우 비용부담이 많아 일단 이집트 항공의 전세기를 빌리기로 했다"며 "비용문제는 추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리비아 트리폴리와 이집트 카이로 간 260석 규모의 전세기 비용은 8만5000달러 내외다. 1인당 약 330달러 정도의 부담인데 이 비용을 어느 부처가 부담할지를 두고 '탁상공론'을 벌이며 시간을 허송했다는 것이다.
장진모 기자 kingst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