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증시 강세 3~6개월 더 간다"

GLG파트너스 전망

신흥국 인플레 당분간 지속
금융·車·반도체株 유망
"신흥국 시장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선진국 증시의 상대적인 강세는 최소 3~6개월간 이어질 것입니다. 선진 시장 중에서도 미국 증시가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

벤 퍼넬 GLG파트너스 펀드매니저(사진)는 2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글로벌 증시의 향방은 인플레이션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GLG파트너스는 650억달러(73조3200억원)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미국 대안투자회사 맨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로,헤지펀드를 주로 운용하고 있다. 글로벌주식형펀드 · 복합자산펀드 등의 운용을 담당하는 퍼넬 매니저는 "이미 4%의 물가상승률로 인플레이션 단계에 접어든 신흥 시장과 달리 선진 시장은 2%의 물가상승률로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지만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태)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미국 증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국면에서 채권보다 주식의 상승률이 높았는데 올해엔 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주가 전망이 밝다고 그는 내다봤다.

퍼넬 매니저는 각국 금융당국의 정책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최소 3~6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한 시점이 오면 신흥 시장 비중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신흥 시장 부진은 경기순환적인 요소 때문이므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꺾이면 경기가 상승 곡선을 타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신흥 시장의 주가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당 시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과 대만은 선진 시장에 가까운 특징을 지니고 있어 이미 한국 주식에 상당 부분 투자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최근 18개월 동안 한국의 증권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였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국면에서 원가 상승분을 소매가에 반영할 수 있는 업종을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원가 상승으로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업종은 비중 축소를 조언했다. 그는 "금융주를 비롯해 광업,석유 · 화학 · 제지,자동차,반도체를 포함한 기술주 등이 현 시점에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업종"이라고 추천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