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금미호 석방 대가 없었다고? 분명히 받았다"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금미호를 납치했던 해적을 단독 취재했다.

지난 2월 15일 오전 8시, 한 척의 낡은 배가 케냐 몸바사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5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가 124일 만에 풀려난 한국 국적의 원양어선 금미 305호였다. 한국인 선장과 기관사, 중국동포 선원 2명과 케냐인 선원 39명 등 총 43명이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무사히 귀환했다. 우리 정부와 한국인 선장, 금미 305호를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었던 선박 회사 사장 등 사건의 관계자들은 비록 4개월이나 소말리아에 억류돼 있었지만 해적들에게 한 푼의 협상금도 주지 않고 풀려난데 대해 기적 같은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도 금미호가 풀려난 9일 "석방 대가는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해적들을 직접 인터뷰 하며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제작진은 "소말리아 해적이 장악한 곳 '이스트레이'를 찾아간 해적들과의 만남은 충격적이었다. 이들의 발언은 우리에게 지금까지 알려진 금미호 관련 사실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었다. 그들은 금미호를 풀어준 대가를 분명히 받았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액수까지도 언급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전할 예정이다.

해적들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도둑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소말리아 해안을 외국 선박의 침략으로부터 지키고 있는 것이며 금미호든 다른 어떤 선박이든, 외국 선박을 보면 무조건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덴만 작전으로 해적들이 겁을 먹고 풀어줬을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추측과 달리 해적들은 아덴만 작전은 자신들과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차피 죽을 목숨이기 때문에 국제 사회가 아무리 군사 작전을 벌여 자신들을 압박해도 해적질을 절대로 멈추지 않고 오히려 강도를 훨씬 높이겠다"고 말해 해적행위가 계속 될 것임을 예고했다. 제작진은 "우리가 만난 해적의 마지막 한 마디는 해적 소굴을 빠져나오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면서 "소말리아 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적의 역사가 없었던 소말리아에 왜 해적이 생겼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되는 피랍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했다.

26일 밤 11시 방송.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