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복지부의 'MB 3년 자화자찬'

"사회 복지의 제도적인 틀을 탄탄하게 확충하면서,선진 보건의료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보건복지부가 24일 발표한 'MB 정부 출범 3년,보건복지정책 추진 성과' 브리핑을 맡은 최원영 복지부 차관의 목소리엔 힘이 들어가 있었다. 복지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기초노령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도입 및 정착(2008),양육수당 지급(2009) 등 지난 3년간의 성과들을 하나하나 헤아렸다. "맞춤형 복지기반을 확립했고,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했으며,탈(脫)빈곤 희망 사다리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복지부의 이런 자기평가는 유감스럽게도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4일부터 5회에 걸쳐 보도한 'MB 집권 3년 전문가 평가' 결과와 동떨어져 있다. 당시 설문에 응한 전문가 중 37.5%는 MB정부의 복지 정책 중 잘했다고 평가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복지부가 주요 성과로 꼽은 것 가운데 기초노령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무현 정부 때 준비한 것을 2008년부터 실행한 것에 불과하다. 양육수당은 당초 소득하위 70%까지를 대상으로 예고했지만,아직 차상위계층까지만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 양육수당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 차관은 "기획재정부와 상의해야 한다"며 얼버무렸다.

장애인연금은 당초 공약에선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 소득 가구에 상당 수준을 지급하는 것이었지만,실제로는 월 소득 50만원 이하(배우자 없는 경우)에 월 9만원 기초급여를 주는 데 그쳤다. 건강관리서비스 도입안은 국회에 묶여 있고,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운영 문제도 진전이 거의 없다. 게다가 스스로 비수급 빈곤층이 400만명에 이른다고 추정하는 복지부가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재산 기준을 일부 완화한 것을 갖고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코미디다.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나 국정과제를 100% 이루기는 쉽지 않다. 재원은 늘 부족하고 각종 현실적 제약들이 존재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화자찬 브리핑'은 안 하느니만 못했다는 느낌이다. 복지부의 현실 인식이 국민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만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상은 경제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