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자스민 혁명'…금융시장엔 기회?

리비아의 내전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는 '자스민 혁명'이 오히려 글로벌 금융시장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민주화 시위를 과거 오일쇼크나 금융위기와 같은 글로벌 경제의 심각한 침체를 야기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할 게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구하는 또 하나의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맥투자증권은 27일 '자스민 혁명이 요구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이란 제목의 분석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가 리비아의 내전사태로까지 확산되면서 원유 수급차질에 따른 유가 급등 우려로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올해 유가에 대한 다양한 전망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주요 경제지표의 영향력이 축소된 반면, 글로벌 경제가 견뎌낼 수 있는 유가의 임계치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집중되고 있다고 이 증권사는 강조했다.

한맥투자증권은 또 "주요 산유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직접적인 수급변화에 따라 발생한 오일쇼크와 달리 현재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 시위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실업률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며 기본적인 생존권을 위협받는 국민들이 부패한 독재권력의 교체를 통해 경제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금의 중동지역 소요사태는 이러한 변화의 요구가 관철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장기적인 문제이며, 상대적으로 높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주요 산유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다.

한맥투자증권은 "결국 최근 두바이유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는 펀더멘탈(기초체력)보다 투자심리에 기댄 측면이 강하다"며 "2009년 처음 부각됐던 남부유럽의 재정위기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적인 문제 해결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현재 원유시장의 수급현황을 살펴보면 OPEC의 일별 추가 생산가능량은 5.2백만 배럴로 그 중 사우디의 추가 생산능력만으로 리비아와 알제리의 공급중단 분을 커버할 수 있다"며 "다른 지역으로 사태가 악화되지 않는다면 공급적인면에서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