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도 "최소 인력만 남기고 모두 철수"

대우ㆍ현대건설 긴급 대피 선회…안전한 현장선 "더 버틸수 있다"
외교부는 전원 철수 권고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들도 리비아 철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긴급 철수를 권고함에 따라 건설현장 관리 등을 위해 남은 인력들에 대한 철수대책을 마련하느라 27일 숨가쁘게 움직였다. 대형건설사들은 필요한 최소 인력만 남기고,이들의 안전과 장비 기자재 관리를 위해 발주처 측과 긴밀하게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대형건설사 리비아 탈출 본격화대우건설은 이날 오후광화문 본사에서 서종욱 사장 주재 리비아대책회의를 열어 현재 리비아에 근무 중인 한국인 213명중 155명을 철수시키고,나머지 58명으로 현장 관리와 유지를 담당하게 했다고 밝혔다.

원활한 직원 철수를 돕기 위한 전담팀도 구성,이집트와 튀니지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다. 이들 또한 사태가 악화되면 전원 철수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청업체 직원 등을 포함, 170명이 리비아에서 일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위험 지역에 있던 19명을 지난 26일 1차로 귀국시킨 데 이어 나머지 인력도 철수키로 결정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리비아 정부 보안군과 무장 시위대 간 전투가 치열하지 않은 비교적 안전한 현장에선 '버틸 수 있다'며 한국 본사와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리비아 내 공사잔액이 82억달러에 이르고 완전 철수 때 생길 수 있는 책임 문제와 재산 피해,추가 수주 곤란 등을 감안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일부 보도된 벵가지발전소 폭격설은 와전된 것으로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강조했다.

◆교민 509명 아직 잔류

리비아 탈출은 이어지고 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26일 오후(현지시간) 리비아 중부 시르테공항에서 우리 교민 60명을 태운 이집트항공 전세기가 27일 오전 6시55분께 카이로공항에 착륙했다. 전세기에는 두산중공업 등 한국 근로자 60명과 제3국 근로자 208명이 탑승했다. 앞서 26일 오전 8시에는 한국 직원 31명을 태운 터키 군 수송선이 리비아 동북부 벵가지항을 떠나 터키로 향했다. 외교부는 리비아에 남은 한국인은 트리폴리 등 중서부 지역 422명,동부지역 87명 등 509명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국토부 및 13개 건설업체 대표들과 긴급회의를 갖고 건설업체에 즉각 전원 철수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은 최소 인력은 잔류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은 현장을 비운 사이 장비가 훼손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알칼리지 화력발전소 보일러 공사 인력 44명 전원을 한국 등으로 대피시킨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용접기와 튜브 등 중요 부품을 컨테이너 박스에 넣어 용접처리했다"고 말했다. 동북부 굽바시에서 주택 2000채를 짓고 있던 현대엠코도 직원 93명 전원을 탈출시키면서 롤러 덤프트럭 등 중장비의 배터리와 시동키 등을 분리,보관하기도 했다.

장규호/장진모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