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장 어디 없나요"…수도권 공단 '월세대란'

'쪼개기' 금지로 소형 동나
남동 · 반월 · 시화 등 수도권 주요 국가산업단지의 공장 임차난이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확산되고 있다. 임차 공장을 구하려다 지친 중소기업인들이 부득이 돈을 얹어 소형 공장을 사려고 해도 매물이 없어 소형 공장 구득난마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여파로 반월공단의 임차료는 1년 새 20%가량 올랐다.

이런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뚝 떨어졌던 공단 내 공장 가동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데다 공단 내 투기를 막기 위해 2009년 8월부터 1650㎡ 이하로 공장 쪼개기를 금지한 데 따른 것이다. 남동공단의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 67.9%까지 떨어졌으나 작년 12월에는 79.0%까지 올라가는 등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인천 남동공단과 가좌 · 부평 일대의 공장을 중개하는 부평 십정동의 우일부동산컨설팅에는 요즘 하루에도 문의 전화가 수십건 걸려온다. 손환성 대표는 "공장을 임차하거나 작은 공장을 사려고 대기 중인 고객이 무려 200여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상 공장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손 대표는 "지난 2월 하순 시화공단 내 1650㎡짜리 작은 공장 하나가 경매로 나오자 무려 6개 업체가 달라붙어 곧바로 낙찰됐다"고 설명했다.

인천에서 전기 관련 업체를 경영하는 S사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가 공장 매각 계약을 맺은 뒤 임차 공장을 구하고 있지만 3개월째 마땅한 공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공장을 조만간 비워줘야 하는데 새 공장을 찾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반월공단도 상황은 비슷하다. 반월공단 내 신산업공인중개사사무소의 김성협 이사는 "광명 부천 인천 등 인근 지역 재개발 등으로 공장을 옮겨야 하는 수십명의 기업인들이 공장을 사거나 임차하려고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수도권 기업들이 이들 지역에서 '소형 임차 공장(보통 1650㎡ 이하)'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이런 현상이 소형은 물론 중형(1650~3300㎡)과 대형(3300㎡ 이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형 공장의 경우 매물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반면 대형 공장은 내놔도 팔리지 않는 등 공장 매매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남동·반월·시화=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