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에 놀란 외국인, 닷새간 1조2000억 '팔자'

건설株, 줄줄이 미끄럼
코스피지수가 리비아 사태에다 북한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1930대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닷새 연속 순매도로 일관하며 지수를 연중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950선을 뚫고 내려온 뒤 힘없이 밀려 24.13포인트(1.23%) 하락한 1939.30으로 마감했다. 반등 하루 만에 다시 120일 이동평균선(1958.44)을 내줬다. 지난 주말(25일) 뉴욕 증시가 반등하는 등 해외 증시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은 이날도 224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리비아 유혈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22일 이후 순매도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날부터 시작된 한 · 미합동군사훈련(키 리졸브 훈련)과 관련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 외국인을 위축시켰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중동발 악재의 영향력은 시간이 가면서 무뎌지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워낙 약해진 상황에서 내부 악재가 불거져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투신)를 비롯한 국내 기관과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기는 했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4조5800억원)은 나흘째 줄어 작년 12월1일 이후 처음으로 4조원대로 감소했다. 이 연구원은 "유가가 오르면서 체감 물가지수가 뛰고,환율까지 강세를 보여 펀더멘털(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수급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외국인 매도가 한동안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주말 반등했던 건설주가 외국인 매물에 밀려 줄줄이 하락했다. 대우건설이 6.93% 밀려났고,현대건설(-1.32%) GS건설(-3.59%)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도 낙폭을 키웠고,정유주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가능성에 일제히 급락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증시 저점이 연일 낮아지며 바닥을 잡지 못하고 있고,외국인 매도도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아 3월 중순까지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