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자문형 랩 판매 사실상 금지

금감원, 현대證에 "보류" 권고
증권사, 랩 성장 막힐까 우려
금융감독원이 스폿 랩(목표달성 청산형 랩)에 이어 적립식 자문형 랩 판매도 사실상 금지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28일 "판매 예정이던 적립식 자문형 랩과 관련해 금감원이 영업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지 판매를 보류토록 했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이날부터 매달 100만원 이상씩 자유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QnA 투자자문랩-적립식'을 판매할 예정이었다. 금감원은 '권고'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업계는 사실상 적립식 자문형 랩의 판매를 금지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감원이 마련 중인 영업 가이드라인에서 적립식 자문형 랩에 대해 펀드와의 유사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아직 적립식 자문형 랩 판매를 공식적으로 금지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자문형 랩 관련 영업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이유가 펀드와 유사성을 띠지 않도록 하는 데 있기 때문에 (판매 금지가) 태스크포스(TF)팀에서 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증권사들은 적립식 자문형 랩 판매가 초기 단계인 만큼 이번 조치의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문형 랩 판매 규모 1위인 삼성증권은 지난 1월28일 케이원투자자문이 자문하는 상품을 출시해 62억원을 판매했다 2월21일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2월 중순 판매를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의 판매 규모는 18억원,대우증권은 2억원에 그치고 있다. 다만 금감원이 스폿랩과 적립식 자문형 랩 판매 금지에 이어 추가로 내놓을 제한 조치에 대해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증권 관계자는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인 자문형 랩이 펀드와 달라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금감원의 여러 제한 조치가 초기 단계인 랩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가입액의 2.4%를 일률 적용해 온 자문형 랩 수수료를 2일부터 1.0~1.9%로 인하한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