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근의 부동산 돋보기] 日 소형 컨셉트 주택, 국내에도 나온다

틈새시장 겨냥 맞춤형 주택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
일본의 소형 컨셉트 주택이 국내에 상륙했다. 오토바이 마니아,음악가 등 특수 수요층을 겨냥해 지어지는 맞춤형 소형 주택인 컨셉트 주택은 일본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소형 선호 현상과 전세난 심화로 컨셉트 주택이 틈새시장을 형성할 토대가 갖춰졌다"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정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컨셉트 주택 한국 상륙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KK리서치는 컨셉트 주택 전문업체인 나카에 아키텍처(설계),엔파트너즈(개발) 등과 공동으로 최근 KK리서치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KK리서치 한국지사가 지난주 서울에서 개최한 컨셉트주택 설명회엔 600여명이 몰렸고,1호 수주도 이뤄졌다. 이왕영 KK리서치 한국지사 대표는 "한국에서 소형 주택 건립 붐이 일고 있지만 획일적인 기능과 디자인이 한계"라며 "다양성을 갖춘 주택을 선보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컨셉트 주택은 고객 니즈를 겨냥한 소량 맞춤형이다. 철길 주변 컨셉트 주택은 음악가를 겨냥했다. 음악가의 고민은 이웃 주민들의 소음 민원 탓에 집에서 마음 놓고 연주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기차 소음이 심한 지역에 콘크리트 외벽을 두르고 창문을 최소화한 집을 지었다. 소리가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고,기차 소음 문제도 해결돼 임대시장에서 인기다. 오토바이 마니아를 위한 컨셉트 주택도 있다. 주택의 가운데를 비운 중정(中井)형으로 설계됐다. 중정을 통해 각 세대로 들어가는 문을 배치하고,1층에는 오토바이 주차장을 만들었다. 중정에서 오토바이 정보를 교환하면서 친목을 다지도록 한 설계다.


◆틈새 주택시장 구축할까

일본 소형 주택 시장에선 1990년대 중반 '디자이너즈 맨션'이 유행했다. 일감을 찾지 못한 젊은 건축가들이 토지주와 함께 디자인을 앞세운 소형 주택을 공급했다. 그러나 비슷한 디자인이 늘고 비실용적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짝 인기로 끝났다. 2000년대엔 대안으로 컨셉트 주택이 등장했다. 디자인 차별화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 수요를 반영한 집을 공급하고 있다. 컨셉트 주택은 공실이 적고 임대료도 일반 주택보다 비싸다. 이왕영 대표는 "새로운 개념을 접목시켜 쓰지 못하는 땅을 되살리고 틈새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게 컨셉트 주택"이라며 "인터넷 영향으로 집도 옷처럼 쇼핑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일본 소형주택 수요의 20% 정도가 잠재 수요자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급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변수로 꼽았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주차장 복층 등에 대한 법규가 달라 일본 컨셉트 주택을 그대로 들여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설계와 공급가격을 한국 실정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건설부동산부 차장 truth@hankyung.com◆ 콘셉트주택

기획 단계부터 특정 수요층을 겨냥해 공간을 구성하는 소형 주택이다. 입지여건이 나쁘거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다. '음악가 주택''오토바이 마니아 주택''별장 같은 주택' 등으로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