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회장 "오바마 反기업 행보 땐 美 떠날 수밖에"
입력
수정
"加ㆍ멕시코 갈 것" 대놓고 공격미국 제조업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3M의 최고경영자(CEO)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반기업 행보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기업은 미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행정부의 반기업 정책들이 미국 기업들의 대규모 탈출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는 경고가 미국 대형 제조업체 CEO로부터 제기됐다"고 28일 보도했다. 조지 버클리 3M 회장(64 · 사진)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평가할 때 입(말)이 아니라 발(행동)에 근거해 판단하는 게 기업인"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반기업적이며 로빈 후드류의 본성을 지녔다는 것을 기업인들은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클리 회장의 발언은 최근 제프리 이멜트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을 백악관 고용자문위원회 의장으로 임명하고,스티브 잡스 애플 CEO를 비롯한 정보기술(IT)업체 대표들과 회동하는 등 '친기업 행보'를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의 진의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어서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집권한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초 각종 기업규제를 강화하며 재계와 각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후 재계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낮추고 화해를 적극 모색해왔다.
버클리 회장은 "미국 기업인들 사이에선 미국이 사업하기 어려운 국가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특히 백악관의 반기업적 정책과 각종 규제,세금 문제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업인들은 (특정 장소에 매인) 19세기 강제계약 노동자 같은 존재가 아니어서 기업하기 좋고 우호적인 환경을 찾아 옮겨 갈 선택의 자유가 있다"며 "미국에서 환경이 여의치 않으면 보다 기업하기 좋은 캐나다나 멕시코로 공장을 옮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3M 근무를 지망하는 박사급 인력 68%가 외국인이지만 미국의 복잡한 비자 문제 때문에 소수밖에 채용할 수 없다"며 미국의 이민정책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