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변수 커지자 야간선물 '후끈'

리비아 사태이후 투자자 몰려
2월 거래량 43% 급증 사상 최대
중동발 리스크 등 해외 악재가 위력을 발휘하자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이하 야간선물)이 뜨겁다. 밤 사이 발생한 변수에 발빠르게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야간선물시장 움직임은 이튿날 증시 향방을 판단하는 데도 유용하다는 평가다.

◆리비아 악재에 거래량 사상 최대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야간선물 일평균 거래량(25일 기준)은 6808계약으로 1월보다 43.18% 급증했다. 야간선물 거래가 시작된 2009년 11월 이래 최대치다. 지난 1월 4000계약 선에 그쳤던 하루 거래량이 리비아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22일 1만1145계약으로 올 들어 최대를 기록했고,유가 폭등 우려가 제기된 24일 9627계약으로 1만계약에 다시 육박했다.

현물 주식시장을 위협한 리비아발 악재가 한발 앞서 야간 선물시장에서 반영됐다는 의미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밤에 악재가 발생하면 다음 날 국내 증시 출렁임에 대비해 야간선물 매도로 위험을 헤지하거나,높은 변동성을 이용해 차익을 얻으려는 것"이라며 "야간선물 거래자들은 주로 악재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진 지난해 11월23일 야간선물 거래량은 1만1662계약으로 처음으로 1만계약을 넘어섰다. 올 들어 처음 8000계약을 넘긴 1월28일은 이집트 시위로 미국 증시가 강타를 맞은 때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9월 동시만기일 이후 야간선물 거래량을 50계약 단위로 쪼개 볼 때 하루 5150계약이 가장 거래 빈도가 높았다. 즉 5150계약을 넘어선 구간은 하락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용한 밤일수록 외국인 움직임 뚜렷

야간선물시장은 현물 거래가 안 돼 차익거래가 불가능하다. 또 하루 30만계약에 달하는 정규 선물시장보다 유동성이 낮다 보니 빈번하게 매매하는 투기거래도 어렵다. 외국인의 시각이 낮보다 밤에 더 '순수하게' 나타난다는 얘기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평도 포격 사건 직후 야간선물시장이 급락세였지만 외국인 순매도는 161계약에 그쳤고,이후 증시도 빠르게 회복했다"며 "반면 중동발 악재에는 외국인이 뚜렷한 매도세를 보여 주식시장 급락세를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야간시장의 외국인 누적 포지션이 여전히 매도를 가리키고 있어 외국인 시각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다음 날 정규장 시가를 예측하는 데도 야간시장이 유용하다. 개장 초반에는 유럽 증시,중반에는 미국 증시와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심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야간 선물시장이 다음 날 증시에 참고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 야간선물시장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연계해 국내 시간으로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코스피200선물을 거래하는 시스템이다. 정규장 마감 이후 대외변수에 따른 위험을 회피(헤지)하고 다양한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2009년 11월16일 개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