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류 비즈니스] (下) 게임 하나로 로열티 800억원…넥슨 '던파' 中 220만명 동시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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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下) 세계 제패 꿈꾸는 게임산업직원 300명의 중견 게임개발사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총싸움게임(FPS) '크로스파이어'로 해외에서 800억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렸다. 판권을 가진 네오위즈게임즈와 중국 텐센트 등의 수익을 합한 이 게임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총 1조원에 이른다. 게임 하나가 중형 자동차 5만대와 맞먹는 부가가치를 창출한 셈이다.
작년 15억5000만弗 수출…8년 새 10배 이상 늘어
'크로스파이어'·'던파', 중국 시장 1·2위 휩쓸어
초고속 인터넷 확산으로 북미·유럽도 황금어장 부상
1995년 넥슨이 세계 최초로 탄생시킨 온라인게임은 이미 문화콘텐츠 수출의 황금어장이다. 2002년 1억4079만달러였던 수출액은 지난해 15억5107만달러로 10배 이상 늘었다. 국내 문화콘텐츠 수출액의 절반 수준이다. 그래서 "온라인게임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는 산업"(위정현 중앙대 교수)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화권은 한국산 게임 텃밭
온라인게임의 주요 수출대상국은 중국 일본 대만 동남아 등 아시아권이다. 이 지역의 수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중국은 최대 수출대상국이자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시장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미르의 전설',웹젠의 '뮤' 등 한국산 게임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할 정도로 한국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샨다,텐센트 등 중국 게임업체들의 급부상과 중국 정부의 외산 게임 견제정책 등으로 2000년대 후반 들어 한국산 게임이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08년부터 '크로스파이어'와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의 온라인 격투기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2의 한류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동시 접속자 수가 230만명을 돌파하는 등 중국 최고 인기 게임이다. 던전앤파이터의 동시 접속자 수도 220만명에 이른다. 대만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도 국산 게임들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화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현지화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내 시장에서 참패했던 크로스파이어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비결이기도 하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사장은 "중국 진출 당시 직원의 절반인 20여명을 중국 서비스업체인 텐센트에 파견,중국 유저들의 평가를 일일이 받아가며 현지화 작업을 벌였다"며 "한류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출전선 확대일로
최근 들어 북미 유럽 남미 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발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에 필수적인 초고속 인터넷 보급 등 서비스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덕분이다. 그동안 북미나 유럽에선 비디오게임이 강세여서 국산 온라인게임이 고전해왔다. 하지만 독일 터키 등 일부 지역에서 온라인게임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바른손게임즈의 '라스트카오스',조이맥스의 '실크로드온라인',엠게임의 '영웅',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미르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틴2'는 2009년 170억원의 매출을 내는 등 유럽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커뮤니티 결합…게임 신대륙을 열다
세계 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비디오게임이나 PC패키지게임과는 차별화되는 게임 요소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온라인게임은 게이머들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고 불특정 다수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전통적인 게임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결합한 셈이다. 수백명,수천명이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혼자서 하는 플레이스테이션 X박스 같은 비디오게임과 다른 점이다. 온라인게임의 바이블로 불리는 '리니지' 개발 주역인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사장은 "여러 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게임의 재미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게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영태/유재혁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