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원 28만명 지식 공유…'위키피디아式 경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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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직원 PC 모든 자료 그룹DB화삼성과 포스코가 임직원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위키피디아(wikipedia)식 경영'을 도입한다. 임직원 개개인의 지식과 경험,네트워크를 그룹 차원에서 결집하고 생생한 아이디어와 정보의 공유를 통해 창조적 내부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룹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핵심 의사결정까지 수정 · 보완하는 시스템을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내부 인터넷망인 '싱글'을 연내 개편,그룹 차원에서 모든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협업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구글의 독스(Docs)와 비슷한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마련,여러 사람이 공동 작업을 하거나 첨삭 · 편집이 가능하도록 업무 혁신을 단행키로 했다. 예를 들어 단일 계열사나 조직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나올 경우 각 계열사의 전문 인력은 물론 일반 직원들도 자유롭게 문서 작성과 수정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다양한 내부 협력자들을 활용해 소수 전문가 집단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난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국내외 임직원 숫자가 28만명에 달함에 따라 각 개인의 전문성과 다양한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하기 어렵다는 내부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양질의 방대한 콘텐츠를 축적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작성과정을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도 3만50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임직원들이 작성한 모든 문서를 별도의 데이터베이스(DB)에 구축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검토 단계에서 폐기되는 사업안도 임직원 개인 PC에 방치하지 않고 그룹 DB로 옮겨놓음으로써 그룹 전체의 지식 · 정보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이후 사업의 다각화 · 글로벌화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임직원들을 지식 근로자로 육성하라"는 정준양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는 또 통합 DB 검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국내외 유수 검색업체와 제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 위키피디아
Wikipedia.누구든지 작성과 편집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인터넷 백과사전.2001년 지미 웨일스가 인터넷에 '세상이여 안녕(hello world)'이라는 짧은 글을 올리면서 작성이 시작됐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방문자 수는 월 4억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