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대출 先포인트 카드로 승부"

국민은행서 독립, 공식 출범…최기의 사장 "서비스 다각화"
치열한 시장 쟁탈전 예고

KB국민카드가 2일 정식 출범했다. KB국민카드는 출범과 동시에 '국민의 권리'를 앞세운 대대적인 홍보전과 함께 각종 특화된 상품을 쏟아냈다. 최기의 사장은 "KB국민카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화된 가맹점 서비스와 세이브제도를 통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시장점유율 2위인 KB국민카드가 공세적인 영업전략을 취함에 따라 카드사 간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저축은행업 진출 문제를 실무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을 인수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의 권리'를 돌려준다

KB국민카드가 출범과 함께 내건 화두는 '국민의 권리'다. KB국민카드는 '욕심내세요. 시작하세요. 도전하세요. 당신의 권리를 찾으세요'라는 광고카피를 대대적으로 내세웠다. 권리를 찾아주는 카드사가 되겠다는 의지다. KB국민카드는 이를 위해 다양한 신상품을 내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KB국민금융포인트리카드'.이 카드는 국민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최대 50만원의 원리금을 할인해 주는 점이 특징이다. 할인금액은 나중에 카드를 사용하면서 쌓이는 포인트로 상환하게 된다. 대출금액이 1억원 이상이면 50만원 할인되고 1억원 미만이면 30만원 할인된다. 선(先)포인트 개념을 금융상품에 도입한 것은 이 카드가 처음이다. KB국민카드는 이날 '와이즈 카드'도 출시했다. 주유 쇼핑 외식 등 10개 업종 중 카드 사용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업종을 분석해 자동적으로 포인트 혜택을 주는 카드다. 최기의 사장은 "카드사가 고객의 포인트적립을 분석해 자동적으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KB국민카드는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모두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 카드사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카드사 간 경쟁 격화될 듯KB국민카드가 8년 만에 독립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카드사 간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KB국민카드는 2003년 9월까지 줄곧 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은행으로 흡수된 뒤 시장지배력이 약해져 시장점유율(14.6%)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24%)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당분간 신한카드를 따라잡기 힘들겠지만 다양한 마케팅전략이 시장에서 먹힐 경우 1위와의 격차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사장은 "현대 · 삼성카드 등이 포인트 선할인 제도로 시장지배력을 넓힌 것처럼 국민은행 대출상품에 대한 원금 선할인 제도인 '금융세이브 서비스'를 통해 시장지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어 회장은 "저축은행업 진출을 실무 차원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해 부실 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KB국민카드는 이날 지동현 씨(경영관리본부담당)와 박지우 씨(마케팅본부)를 부사장으로,송석봉 씨(개인사업본부)와 정성호 씨(법인 · 신사업본부) 및 이민수 씨(리스크관리본부) 김경한 씨(업무지원본부)를 각각 상무로 발령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